SDF 올해 10주년 맞아…정상급 연사 대거 참여

기술은 이제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고 있다. 기술 발전이 가져온 수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세대 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소통과 관련해서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으며 삶은 더 경쟁적이고 여유가 없어졌다. 우리 앞에는 여전히 경제 위기와 에너지 대란, 기후 변화, 부의 불평등, 국지적 전쟁위험 같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지구적 위기와 불안의 시대에 ECOllaboration을 위한 공유가치는 무엇이며 이를 작동시키는 유기적 생태계는 어떻게 구축해 나갈 것인가? ECOllaboration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기술은 무엇이며 어떻게 진화해 나갈 것인가? ECOllaboration시대의 TV와 저널리즘의 미래는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 할 글로벌 미래 비전 포럼 SDF 서울디지털포럼 2013(Seoul Digital Forum, SDF 2013)이 5월 2~3일 이틀간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서울디지털포럼은 SBS가 2003년부터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개최하는 비영리 포럼으로 ICT(정보통신기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한 발 앞서 다뤄왔다. 그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 스티브발머 MS CEO,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제임스 캐머런 감독, 팀 오라일리, 래리 킹 등 T.I.M.E(Technology, Information, Media, Entertainment) 산업과 주요 글로벌 이슈를 선도하는 세계 정상급 연사들이 방한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왔다.
이번 Special Report 에서는 SDF2013에 참석한 주요 명사들의 강연내용을 통해 ECOllaboration의 시대적 의미와 조건을 짚어보고 그 안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솔루션 창출의 가능성을 모색해봤다.
1.WWW창시자 팀 버너스 리 “인터넷은 협력을 위해 탄생한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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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 버너스 리, WWW월드와이웹 창시자 | ||
월드와이드웹(WWW)의 창시자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가 SBS가 주최하는 SDF 서울디지털포럼 2013에 참석차 최초 방한했다. 팀 버너스 리는 ‘협력의 세계화: 왜 전 지구적 협력이어야 하는가’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연결과 지식 공유의 도구, 소통의 장으로서의 웹의 디지털 초협력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협력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로 문화적 장벽을 꼽으며 “인터넷을 통해 지리적, 시차적 경계선은 허물어졌지만 문화적 장벽은 여전히 존재한다. 협력을 위해서는 인터넷에서도 문화적 경계선을 넘어야 진정한 협력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관련해서는 “미디어를 통해 많이 들어봤고 무에서 유를 창출해내는 ‘창의성’에 주목한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창의성을 통해 상상 이상의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한 창조경제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을 묻는 질문에 “정부 정보의 공개를 통해 기업들이 정부의 현황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이라며, “정부 데이터베이스의 공개는 기업과 경제가 창의적으로 나갈 수 있게 신규 사업 창출을 지원하는 효과를 가져오며, 기존 사업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반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팀 버너스리는 특히 이번 SDF 서울디지털포럼 2013의 대주제인 ‘초협력’과 관련해 한국의 양대 주력산업인 ICT 산업과 자동차산업의 협력에 대한 질문에 대해 “HTML5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TML의 최신규격인 HTML5를 통한 다양한 기술들이 웹브라우저, 핸드폰 등의 단말기, TV는 물론이고 광고, 자동차 콘솔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모든 어플리케이션이 HTML5를 기반으로 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HTML5가 텍스트보다 그래픽 기반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그래픽 관련 모든 기술은 무료로 제공될 것이며, 비디오 코덱과 관련된 부분도 로열티 없이 진행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인터넷 익명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익명성은 굉장히 중요한 주제이고 익명성에도 권리가 필요하다”라며, “인터넷 상에서 익명성으로 인한 인격모독, 비방이 있을 경우 사회적 책임 하에서 비방하는 자가 누구인지 알 권리를 보호해줘야 하며, 익명성이 옳지 않게 범용될 때에는 익명성을 박탈할 수 있는 체계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2.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한국에도 설립하고 싶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스위스 출신의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은 SDF 서울디지털포럼 2013에 둘째 날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보통은 이번 포럼에 인생학교의 교장 자격으로 참석해 초협력이라는 패러다임을 주제로 인생과 교육, 삶의 지혜에 관한 인생학 개론 주제를 강연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먼저 현대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교육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좋은 교육이란 회계, 생물학, 엔진니어링 등 기술적인 실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인생의 도전 과제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관계를 키우는 방법, 사회에 대한 의무, 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주입식 교육은 오래 가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교육 방식에서도 설득과 즐거움의 과정이 필요하며 자극과 지식을 제공하고 인내력과 공감, 희망, 지혜 등의 가치를 함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성공의 기준에 관해서는 돈이 아닌 삶의 의미와 목적의식, 지혜를 얼마나 가졌는지가 성공의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대인들은 직장을 가졌는데 일에 만족하지 못하며, 결혼을 했는데 배우자를 사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과 행복을 모두 성취할 수 있도록 창의력과 감성적 지식을 공유하는 인생학교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기술의 발전은 아름답고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조연설 후에는 SDF 서울디지털포럼 2013의 대주제인 ‘초협력’과 관련해 사전 진행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대담이 이어졌다.
알랭 드 보통은 본인에게 가장 큰 위안을 주는 것은 ‘사랑과 예술’이라고 답하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돈에서 위안을 느낀다고 생각하는데 그 역시 과열된 경쟁심 때문이며 돈 자체보다는 존경 받고 싶은 마음과 지위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때문에 “모두의 인생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과 소외를 느낄 필요 없이 어떻게 자기 가치를 높일 것인지, 낮은 자존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심 있는 협업의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하고 현실화시키는 사람과 꼭 함께 일하고 싶다”고 강조하며, 정부나 공공기관과의 협력 또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인생학교를 한국에도 설립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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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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