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증권사 평균 배당성향 63.3%…현금배당늘려 투자자 ‘눈총’

▲ (자료=CEO스코어)
[소비자경제=유제원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현금배당을 크게 늘려 투자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순이익보다 더 많은 현금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돈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7개 증권사가 의결한 2012회계연도(2012년4월~2013년3월) 현금배당은 총 4672억 7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배당금 426억 6500만 원보다 16% 증가한 금액이다.

이들 증권사의 2012회계년도 순이익이 총 7376억 원으로 전년(1조651억 원)보다 30.7%나 감소한 것에 비하면 현금배당을 과도하게 늘린 셈이다.

17개 증권사의 올해 현금배당규모는 전체 순이익의 63.3%에 달해 지난해 37.8%보다 25.5%포인트나 높아졌다.

순이익 대비 현금배당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대신증권(대표 나재철)으로 순이익이 899억 원에서 34억 원으로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익의 10배가 넘는 387억 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순이익 대비 현금배당 비중이 지난해 57.3%에서 올해 1141.6%로 껑충 뛰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이 47.6%에서 94.7%로 현금배당 비중이 47.1%포인트 상승했고 부국증권(대표 전평)은 59.4%에서 85.7%로 26.3%포인트 높아졌다. KTB투자증권(대표 권성문·주원)은 69.2%에서 70%로 늘었다.

배당금 증가율은 동부증권(대표 고원종)이 지난해 2억 7200만 원에서 올해 103억 1700만 원으로 400% 가까이 늘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NH농협증권(대표 전상일)이 28억3900만 원에서 89억6300만 원으로 215.7%,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변재상)도 206억 2200만 원에서 412억 7700만 원으로 100.2% 증가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이 1000억 원에서 1800억 원으로 80%, 이트레이드증권(대표 남삼현)도 19억 원에서 26억 4000만 원으로 39.8%, 메리츠종합금융증권(대표 최희문·김용범)이 231억 6500만 원에서 262억 7900만 원으로 13.4% 늘렸다.

유화증권(대표 윤경립)은 77억 5600만 원에서 83억 9300만 원으로 8.2%, KTB투자증권은 84억 원에서 90억 원으로 7.4% 증가했다.

증시침체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와중에도 현금배당을 지나치게 늘려 주주들만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은 순이익 규모가 404억 원에서 217억 원으로 46.5% 감소했지만, 현금배당금은 215.7%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순이익이 9.6% 감소한 반면 배당금은 80% 증가했고, 이트레이드증권 역시 순이익 70% 가까이 줄었지만 배당금은 40% 가까이 늘어났다.

17개 증권사 중 배당규모를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줄인 곳은 9개에 그쳤다.

신영증권(대표 원종석)은 188억 1900억 원으로, HMC투자증권(대표 제갈걸)도 44억 원으로, 동양증권(대표 이승국)은 71억 7500만 원으로 전년도와 같이 배당규모를 유지했다.

신영과 HMC투자증권은 전년보다 순이익이 각각 10.1%와 16.5% 감소했고, 동양증권은 493억 원 순손실에서 50억6천만 원으로 적자규모를 줄이는데 그쳤다.

순이익이 8% 감소한 삼성증권(대표 김석)도 525억 원에서 484억 원으로 배당규모를 7.1% 줄였다. 지난해 적자전환된 현대증권(대표 윤경은)은 53억 원에서 33억원으로 37% 이상 배당규모를 줄였다.

34~60% 가량 순이익이 줄어들은 한양증권(대표 정해영)과 키움증권(대표 권용원)도 배당금이 각각 37%, 4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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