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도 골든브릿지금융판매 대표이사

경제불황과 더불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겨울한파는 기업을 이끌고 있는 CEO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어느새 ‘이윤’ 보다는 ‘생존’이 기업운영의 키워드가 된 이상 CEO들의 겨울나기는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살게 마련이다.
판매와 운용의 분리를 통해 강소금융그룹을 지향하는 골든브릿지금융그룹의 판매전문회사인 골든브릿지금융판매(대표 김창도)도 이 경제불황의 한파에서 예외 일 수는 없는 법. 기자는 지난해 인터뷰를 했던 이 회사 김창도 대표를 다시 만나서 기업의 생존전략과 CEO의 불황 극복에 대한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듣기로 한다.
충정로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경제한파 속에서도 얼굴에 여유가 묻어 있었다. “일이 잘되시나요?” 기자가 농을 건네자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매출과 수익이 다소 주춤하고 줄긴 했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반등하고 있습니다"란 의외의 진지한 답변이 돌아왔다. ‘반등 조짐’에 대한 특별한 비결을 묻자 “이럴 때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맞받아쳤다.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회계사를 준비하던 어느 날, 과연 이렇게 공부를 해서 무엇을 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열심의 목적’에 대해서 깊이 고민한 끝에 그는 돈과 명예를 포기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 후 김 대표는 노동운동가로 투신을 했고 민주노총산하 대우그룹 노조수석부의장을 맡아 활동하게 된다. 그런 그가 기업 CEO로 변신했다는 것은 다소 역설적이지만 김 대표는 삶의 근본은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전히 변한 것은 없습니다. 늘 무소유 철학입니다. 모든 상황을 즐기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 하려합니다.” 김 대표만의 불황극복의 비결인 셈이다.

CEO들이여 매사에 마음을 비워라?

김창도 대표는 올해를 경기침체에 따른 금융시장의 경직과 자통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금융권의 대규모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그동안 자사(自社)는 위 시장변화에 대해서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CEO는 시장의 흐름을 빨리 파악해야 하며 아무리 작은 회사 사장이라도 최소한 6~12개월 앞날을 내다 볼 줄 알아야 한다”면서 “기업 CEO는 통찰력이 생명”이라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골든브릿지금융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던 매출이 6월 이후 갑자기 주춤하기 시작했는데, 지표를 살펴보니 경제불황의 조짐이 보여 매일 실시간으로 상황분석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향후 실물경제가 바닥을 치고 글로벌 위기가 올 것을 누누이 강조했으며, 향후 3년 정도는 모든 금융시장이 어렵게 될 것이니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한다고 여려 차례 말했지만 당시 관리자들은 사장이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이해 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발 9월 위기설이 찾아 왔을 때 그제서야 사장이 왜 저런 말을 했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통찰력의 비결을 묻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금융은 통계학입니다. 공통된 수치를 통해서 분석이 가능하게 된 것이고 누구나 시장의 위기를 예측 했을 것”이라고 낮추어 말한다. 그는 시종 인터뷰 기간 내내 통계란 용어를 곧잘 응용했다. 그의 자신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오래된 관행을 타파하라

백화점과 캐피탈 경영을 통해 오랫동안 조직 관리를 해온 김 대표는 “조직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난해 9월 1일부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구조조정의 의미는 사람을 내보내거나 조직을 축소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 내부 시스템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도 보험업계의 오래된 관행인 Override 인센티브 구조를 중간단계 없이 단순화 시켰다. 그는 “영업직원들의 수익 구조가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가령 위로 갈수록 관료화되는 팀장, 지점장 급에서 영업자의 수익에서 5%~10%를 제하는 Override 인센티브 구조에 대해서 오랫동안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일부 지점장 및 팀장급은 반대했지만 지금과 같은 금융환경 변화시기에는 구조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사가 젊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적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노동계의 혁신을 이끌었던 그가 CEO의 혁신가로 비슷한 길을 내딪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일주일 내내 콘크리트에서 살면 일상에 순치(順治)되기 마련입니다. 사업가가 필요한 것은 바로 야성인데 그 야성을 잃으면 도전정신과 비전이 없어지고 이는 기업운영에 커다란 마이너스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자연으로 나가야 합니다.” 등산과 살사댄스 매니아인 김 대표의 이유기도 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