着眼大局 着手小局(착안대국 착수소국)

변화와 혁신 경영의 대가
노래는 광화문연가를 좋아하고 연기자는 최민식을 좋아한다는 아주그룹 부회장 겸 CEO를 맡고 있는 김재우 부회장.
김 부회장은 한국기업사에서 ‘구조조정의 명승부사’, ‘혁신경영의 대가’로 손꼽히는 CEO다. 김 부회장의 인터넷 한글주소명이 ‘기업혁신’일 정도로 그의 ‘혁신경영’에 대한 신념은 남다르다. 실제로 IMF 위기 때 워크아웃에 들어간 벽산을 1년 만에 조기 졸업시킨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을 놓치지 않고 고군분투한 결과다.
서초동 아주그룹 김 부회장의 사무실을 들어서면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액자 속의 붓글씨 ‘着眼大局 着手小局(착안대국 착수소국)’-‘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되 실행은 한수 한수에 집중함으로써 작은 성공들을 모아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뜻을 지닌 바둑용어. 김 부회장은 인터뷰 중간 중간 글씨체에 담긴 깊은 뜻을 인용한다.
‘착안대국’이란 문제를 크게 보아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착수소국’이란 어떠한 사소한 일도 가볍게 보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이 좌우명에 따라 무슨 일을 하든지 거시적인 안목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작은 일이라도 철저하고 세심하게 처리하려 노력한다고 밝힌다.
지난 날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던 젊은 시절 일본 최대 상사인 이토츄상사의 회장을 만나서 성공의 노하우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着眼大局 着手小局’이라는 메모쪽지 한 장, 이후 김재우 부회장은 이 문구를 좌우명으로 삼아 29세에 초대 런던지점장, 32세에 사우디아라비아 1억달러 수출계약, 37세에 삼성그룹 최연소 임원에 승진하는 등 30대에 노력과 성공을 동시에 맛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늘 서초동 아주그룹 자신의 사무실 책상 뒤 벽에는 한자로 ‘着眼大局 着手小局’이라는 붓글씨가 더욱 의미 깊어 보였다.
엄청난 독서광으로 알려진 김 부회장은 경제, 경영 지식은 물론 인문, 예술을 아우르는 경험을 통해 직장인이 자기계발을 이루고 성공을 향해서 달려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인문학적 지식이 미래를 개척하는 데 중요함을 역설한다.
“나이를 먹었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으로 늙는다는 말이 아니다. 30대임에도 이미 예순의 나이가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60대의 나이에도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이 모든 것이 꿈을 가진 사람과 꿈을 잃어버린 사람의 차이다.”
또한 김 부회장은 “중요한 것은 책의 권수보다는 책을 읽고 나서 남는 ‘지식’이다”라고 한다. 100여회가 넘는 강연을 통해 즐겨 인용해오던 명언이나 경구, 사자성어 등도 그가 책에서 건진 보물이다.
벽산그룹 CEO재직시절 “벽산의 경우 추구하는 구조조정 정책에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었다.”고 회고 한다. 그것은 바로 ‘상생(相生)의 구조조정’이라는 것이다.
벽산은 자사에서 근무했던 퇴직자들의 능력과 업무 노하우를 회사 밖에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창업의 기회를 열어주었다. 퇴직자들에게 총판이나 대리점을 운영케 함으로써 일할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모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점을 활용하여 협력업체와의 우호관계를 지속화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소위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 안에서 윈-윈(Win-Win) 전략의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특히 ‘정리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김부회장은 ‘혁신경영’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를 내세운다.
“사람은 누구나 시련의 시기를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현재의 상황이 어렵다라도 지금 서있는 곳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사실은 거부할 수 없는 명제지요.” 현재 기업들이 처해있는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거기에서 밀려난 것들은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2005년 12월 아주그룹에서 책임경영 강화를 목표로 부문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함에 따라 아주그룹 건자재 부문을 총괄해 줄 것을 제의받게 되었고, 동종분야의 경력자로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지금까지 왔다.
그는 아주산업을 "레미콘, 아스콘 등 건자재 전문업체로서 45년간 쌓아온 신용과 품질, 기술력,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하면서 "아주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아주산업과 아주그룹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재우 부회장이 현재 몸담고 있는 아주그룹(회장 문규영)은 1960년 아주산업을 모기업으로 설립돼 레미콘, 아스콘 등 건자재 부문을 주력으로 물류정보, 오토ㆍ금융, 관광ㆍ레저분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여 대우캐피탈, 아주오토리스, 아주모터스, 호텔서교, 하얏트리젠시제주 등 1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정재원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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