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신규상장 기업들의 내년도 전망

이에 2006년도 신규상장 기업들의 주가등락 상황을 점검해보고 성장 가능성을 살펴본다.
롯데쇼핑
올해 2월 9일 상장된 롯데쇼핑의 경우, ‘롯데’라는 간판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단기간에 투자 수익이 가시화되기 힘들어 매수는 무리”라는 판단이 많았다.
당시 이상구 현대증권 팀장은 “공모가 기준으로 롯데쇼핑 시가 총액은 11조 8,000억원으로 신세계 시가총액을 34% 상회하는데, 롯데쇼핑이 이런 프리미엄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12월 4일 현재, 롯데쇼핑은 37만7,500원으로 공모가(40만원) 대비 5.63% 하락하여 같은 해 신규상장 되어 양호한 상태를 보이는 기업들에 비하면 고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에 대해 “상장 당시 높은 공모가로 인해 주가상승률이 부진했을 뿐, 백화점과 할인점 등 주요 사업부문의 영업실적이 안정적이고 우리홈쇼핑 인수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놨다.
메리츠 증권도 “롯데마트는 ‘07년 10개 신규점포에 대해 이미 인허가를 받은 상태다. 롯데백화점의 출점계획이 상장성을 갖고 있으며, 펀더멘탈 개선으로 인해 ‘06~‘08년 순이익 CAGR이 13.6%로 추정된다. 또 ‘07년 이후엔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기업정보 제공을 위해 월별 실적발표를 고려 중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43개인 매장을 2010년까지 100개로 확대, 2007년까지 총 투자금액 3조7300억원 중 2조4200억원을 할인점 확장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
상장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하며 공모가(4만8,000원)보다 훨씬 상승된 가격과 매수세를 탔던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당시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월 5일 현재도 상장 당시와 같은 시세를 유지한 미래에셋증권의 시가총액은 1조7000억원을 넘어서 삼성, 대우, 우리투자, 현대증권 등과 함께 ‘탑5’를 달리고 있다.
한편 다양한 펀드 운용으로 시중자금을 끌어모은 미래에셋이 최근에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대형 상장사가 21개나 포함된 57개의 상장사들의 최대주주로 자리잡으면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은 운용사 통합을 통해 국내 증시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막강한 지위를 확보했다. 박현주 회장의 기업성장론과 더불어 이들 57개 상장사들에 대해 강력한 ‘입김’이 발휘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 I&C
신세계 계열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신세계I&C는 지난 2000년 코스닥시장에 데뷔했고,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유가증권시장에 옮겨 상장됐다. 신세계I&C의 출발 성적은 좋았지만 이후 점차적인 주가 하락으로 6만원 선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바로 신세계가 월마트를 인수하면서 ‘월마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신세계 I&C가 외부효과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증권은 “비즈니스인텔리전스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22% 증가했고, 인터넷쇼핑몰의 실적도 좋다. 당기순이익은 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2% 늘어났다. 4분기에는 월마트에 전산 관련 장비를 설치하는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더욱 호전될 것 같다. 또한 보수적인 회계 처리로 잠재 부실 매출채권에 대한 비용처리 완료로 SI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진세렉스
플라스틱 사출성형기 제조업체로 지난해 582억원의 매출과 5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우진세렉스는 상장 첫날 2,500원 선에서 변변한 반등 한번 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거래량도 크게 감소했다. 월 평균 60억원 선에 달하던 거래대금은 10억원대로 줄었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이 기업 신뢰도를 높이는 측면이 있지만 기업 규모가 작으면 당장에 기관이나 외국인의 주목을 받기는 힘들다. 시장 이전이 막연한 호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500원 대에서 거래되던 우진세렉스는 현재 1,500~1,700원 사이에 머무르고 있으며, 별다른 이슈없이 저가행진이 지속되고 있어 구름 낀 상황이다.
롯데관광개발
여행업체로는 처음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롯데관광개발은 한때 5만4,900원까지 상승했지만, 고평가 논란과 기관 차익매물에 이어 지난 9월 인터넷뉴스 매체 마이데일리와의 M&A가 파기되면서 급락해 하한가 코앞까지 내려갔었다.
전문가들은 롯데관광개발이 가계약 상태에서 인수자금을 지급하는 등 무리수를 두었다며, 온라인 매출비중을 단번에 만회하려 했던 위기감이 실수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당시 굿모닝신한증권에서는 “지분 인수와 공시 등에 있어 미숙함이 드러나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 1만6,000원대까지 내려갔었다.
그러나 최근 롯데관광개발은 2만원대에서 나름대로 안정세를 찾고 있으며, 바닥권 확인에 대한 기대 등을 바탕으로 모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기술적인 보조지표들이 상승 전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
굿모닝신한증권 측에서는 “3분기 실적은 썩 좋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주가는 2만원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찾았고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상향 조정됐다”고 롯데관광개발의 내년 성장성을 분석했다.
현재 롯데관광개발은 악재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인해 저평가되어 있다는 매력도 있고, 내년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30.4%, 19.5%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온미디어
오리온그룹 계열의 케이블방송 지주회사로 총 14개 케이블TV 채널과 4개 케이블방송사를 보유한 온미디어는 초반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여 현재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주회사 부문에서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갖췄다”고 평가했고, 부국증권도 “케이블TV 광고시장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하며 시청료 수입 상승도 예상된다. 추가비용을 수반하지 않는 광고단가 인상으로 50%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향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온미디어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IPTV의 등장과 디지털방송 수신가구의 증가 등 미디어 산업의 전망이 밝다는 점도 온미디어의 장기 성장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 온라인게임 분야에 진출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 200억원을 들여 온라인게임 개발 및 운영사업을 설립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현대EP
자동차용 내·외장재 플라스틱제품인 복합PP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현대EP는 상장 후 4만2,250원을 종가로 출발했지만, 지난 10월 보호예수물량이 해제되면서 급락세를 나타냈다.
당시 전문가들은 “기관의 보호예수물량이 해제되면서 당분간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과 “기관들이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손해를 보며 팔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함께 나타냈다.
현재 현대EP는 26,050원에 거래되고 있어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현대산업개발에서 분사한 후 영업매출과 순이익에서 호조를 보인 1천억대 알짜기업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반등기회를 노려볼 만 하다.
삼정펄프
화장지 업체인 삼정펄프는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높게 출발했지만 차익매물과 함께 하락세로 마감한 후, 꾸준히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는 반응이다.
당시 북핵 리스크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상장으로 인한 프리미엄이 붙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삼정펄프는 수십 년 간 화장지만을 만들고 노(老) 창업주들이 꼼꼼히 경영을 챙겨 왔으며, 현금 보유가 상당한 알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장기투자 종목으로 꼽힌다.
인천도시가스
전국 도시가스 공급량의 4.1%를 점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가스는 지난달 상장 당시 차익매물이 몰리면서 호된 상장 신고식을 치른 곳이다.
현재 2만8,000원대의 거래로 큰 수익률을 보이지 않는 인천도시가스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 이주영 연구원은 “대규모 개발 진행과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 비중 확대로 성장성이 있다”면서 “공급권역내 중장기 개발 계획을 바탕으로 수요확대와 추가공급원 발굴을 통해 2010년 공급량 10억m³, 매출액 6000억원 달성을 경영목표로 하고 있다”고 리포트를 통해 밝혔다.
인천도시가스는 전체 매출 중 가정용 난방 및 취사용의 비중이 커 난방이 많이 필요한 동절기(12월~3월)에 가스판매량이 집중되는 만큼 겨울철 매출증가가 기대되고 있으며, 2005년 62.8%에서 2010년 50.4%로 축소되어 계절성 완화에 따른 영업의 안정성도 향상될 전망이다.
코스맥스
국내 화장품 OEM 및 ODM 전문기업 코스맥스의 주가는 큰 변동사항 없이 순조롭다.
코스맥스는 최근 소망화장품의 생산공장과 토지를 인수하고 제품 위탁생산에 대한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어 호재를 낳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소망화장품과의 제휴로 단일 매출처로는 최대 규모인 연간 200여억원의 추가매출이 기대된다. 영업이익 규모가 늘면서 내년 부채비율 규모는 두 자릿수대로 안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소망화장품과의 전략적 제휴로 매출액이 급증할 것”이라며 “외형성장은 물론 품질 및 기술력 확보 면에서 향후 수익성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주연테크
지난달 15일 상장된 주연테크는 상장 이틀째에 210%나 급등해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통 가능 물량도 두 배 가까이 거래돼 대부분 손바뀜도 일어났다는 것. 올들어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11개 종목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하지만 12월 5일 현재, 주연테크는 소폭 등락과 함께 하락세를 거듭하며 거품이 빠지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같은 현상은 상장 초기에 쉽게 일어나는 것으로, 정상적인 가격은 몇 달 정도 거래가 이뤄진 뒤 형성된다고 보는 게 옳다”고 말했다.
오태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기업의 경우 액면가는 별 다른 의미가 없다. 자본금에 비해 높은 수익이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한쪽에서는 주연테크의 실적이 확실하게 개선될 조짐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주가 상승률이 허황된 것만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상장 이후 몇 달을 좀 더 지켜봐야 적절한 시세가 결정되겠지만, 전체적으로 확실하게 큰 수익률을 내고 있는 신규상장 기업은 몇 군데 없다.
하지만 증권전문가들의 분석들은 신규상장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은 주목할 만하다는 데에 큰 비중을 두고 있어 꾸준한 투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튼실한 기업들이니 단기적인 안목으로 차익에 너무 치중하지 말라는 것.
신규상장 기업들도 주가의 급등보다는 오히려 내실을 다지고 성실한 기업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때이다. 이에 올 신규상장 기업들의 내년도 활약을 기대해 본다.
김정덕 기자
kjd@ceo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