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4위의 종합금융그룹 라보뱅크 박정환 한국지사장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은행 중 하나
공익과 연계는 기본, 신용등급은 A


순번대기표와 북적거리는 은행고객들, 업무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현금지급기들, 똑같은 복장으로 은행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 은행이라면 떠오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풍경이지만 라보뱅크(Rabobank) 한국지사에서는 이러한 모습들을 찾아볼 수 없다.

“라보뱅크는 단순히 이자를 받아 이윤만을 추구하는 은행이 아니다. 최초 설립의 목적이 농민들을 위한 것이었던 만큼 공공이익도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박정환 라보뱅크 한국지사장은 강조한다.

라보뱅크는 1880년대 이후 네덜란드 농업불황이 지속되면서 어려워진 농민들의 자금부족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순수 민간협동조합으로 탄생(1896)했으며, 도시지역 점포에서 저축을 유치하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농업을 활성화시켰다.

그러다 1960년대 농업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라보뱅크 그룹의 업무영역을 금융부문으로 전환하였다. 이후 1990년대 M&A(Raiffeisen bank(라이파이젠중앙은행)와 Boerenleenbank(농민신용협동조합중앙은행)의 합병. 앞 글자를 따서 Rabobank라 함)를 통해 보험, 자산운용, 리스, 부동산 등으로 업무영역을 확장하여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역사성으로 인해서 고리대금업이 모델인 일반 은행들과는 그 성격이 다르고 따라서 라보뱅크의 사업들도 은행이라는 종목에 묶여 있지 않다.

공공이익과 수익창출의 모델 제시

라보뱅크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일반적인 은행의 주 업무보다 각 지사들의 환경에 맞춰 공공이익을 창출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박 사장은 “한국지사에서는 주로 지자체나 기업체들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주거나 외자유치를 돕는 사업,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의 합자를 돕는 사업, M&A 인수금융 재원조달, 재무관련 파생금융상품과 구조상품 등을 판매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라보뱅크 한국지사는 전남 광양시의 지자체와 기업체들을 상대로 컨설팅 자문과 외자유치를 돕고 있기도 하다. 수익만을 올리기 보다는 브랜드 네임에 가치를 두고 있어 공공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는 것이 라보뱅크의 기본방침이다”라고 밝히는 박 사장의 이야기는 향후 금융계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탄탄한 자본금, 신용등급은 AAA

한편 ‘라보뱅크는 위험관리의 효율성과 자산운용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 내 여유자금을 그룹의 중앙은행인 네덜란드 본사를 통해 관리하고 있으며, 지사는 네덜란드 본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 역할을 담당한다.

즉, 지사가 자산운용시장과 같은 전문적인 금융시장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사를 거치도록 되어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업의 자본금 관리에도 철저하다.

“외부 주주가 없는 자체 소유의 회사이기 때문에 순이익은 모두 회사로 귀속되어 자본금 확충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는 네덜란드의 협동조합은행이 설립 당시부터 조합원에 대한 수익사업으로부터 발생한 이익을 출자자인 조합원에게 배당하지 않고 모두 조합에 귀속시켜온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라보뱅크의 자본금 관리구조는 투자나 대출금 회수에 대한 위험부담을 가진 일반 은행들과는 다르며, 라보뱅크는 이처럼 100년 이상 축적된 적립금으로 인해 신용평가회사인 Moody’s사로부터 AAA(S&P)등급을 받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은행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라보뱅크는 기본자본 263억 유로(약 32조원. 2005년 기준), 자산규모 5062억 유로(약 625조원. 2005년 기준)로 기본자본 기준에서 볼 때 세계 14위의 종합금융그룹이며 네덜란드 내 12개 은행 중 자기자본기준은 1위, 자산규모로는 ING와 ABN Amro에 이어 3위이다.

<약력>
2001년 런던 비즈니스 스쿨 졸업
1998~99년 ABN AMRO 서울지사 Associate
1990~2000년 ACRON 리서치 엔 인베스트먼트 서울지사 대표
2002~2005년 Rabobank 홍콩지사 한국담당
2005~현재 Rabobank 한국지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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