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진정한 국토균형발전은 지방 특화발전
‘고등학교 3학년 시절 3선 개헌 반대운동으로 무기정학, 노동운동과 민청학련 사건으로 서울대에서 제적, 오랜 노동운동으로 구속 반복, 1986년 직선제 개헌항쟁의 기폭제가 된 인천 5.3사태의 주동자로 징역 3년 선고, 88년 말 석방입학 후 25년만인 40대 중반에 졸업’
신임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장식하는 이력들이다.
김 지사는 세간에 잘알려진 대로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에 헌신하다 정치에 뛰어든 인물. 학력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오랜 세월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다 보니 소탈한 생활과 성품의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개인 승용차도 초선의원 시절 아반떼에서 현재의 쏘나타로 바뀌었을 뿐이고, 얼마 전까지 거주하던 자택은 20년 된 30평형대 아파트. 골프도 하지 않는다. 그의 이력을 살펴볼 때 골프를 할 만한 여유도 없었겠지만 그 자신도 “국회의원이 된 이후로도 골프를 배울 생각은 없었다“고 밝힌다.
그런 김문수 지사가 낙후된 경기 북부지역의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골프장 건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새롭게 느끼게 한다.
의원 시절 ‘일 잘하는 의원’으로 손꼽혔고 이제 지자체장 당선 이후 ‘머슴 지사’를 표방하는 김문수 도지사에게 향후 도정 운영계획을 들어본다.
취임하자마자 수해 복구 등으로 매우 바쁘게 시간을 보내신 것으로 아는데 2개월여 동안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취임을 하자마자 수해가 나는 바람에 도정에 적응할 만한 시간과 정신이 없었습니다. 취임식 하고 바로 실전으로 들어갔다고 할 수 있죠. 신문을 보니까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라고 썼더군요. 하지만 덕분에 현장을 다니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해현장을 방문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점은 스피드 행정이 필요하다는 것 이었습니다. 불가항력적인 천재도 있었지만 보다 신속한 예산지원과 대비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하는 사례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다시는 재현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가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시절과 도지사의 차이점이 있다면
경기도정은 한마디로 종합행정이며 국정의 축소판이라고도 합니다. 국회의원은 국가를 움직이는 법률을 만들고 국정이 올바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를 견제하는 굵직굵직한 일들을 하지만 도지사는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불편부터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일까지 다양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자리입니다. 아울러 지역현안들을 가지고 중앙과 대통령께 아쉬운 소리를 열심히 해야 하는 등 국회의원시절과는 다소 다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열심히 노력합니다. 특히 자기착오에 빠지지 않도록 ‘도민을 겸손히 모시고, 널리 들으면서, 깨끗하게 일할 것’을 늘 다짐하고 있습니다.
취임 전부터 ‘도지사는 벼슬이 아니라 머슴’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김문수式 머슴행정’은 어떤 의미인가요?
1996년 4월 국회의원이 된 후부터 “국회의원은 벼슬이 아닌 국민의 머슴이다”라는 말을 달고 다녔습니다. 도지사가 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벼슬이라면 군림하는 자리이지만, 머슴은 주인을 섬겨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119 행정’입니다. 119는 응급 상황에서 일단 부르면 언제 누가 어디서 무엇 때문에 부르더라도 무조건 5분 이내에 출동합니다. 행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무조건 가야하는 것이지요.
전임 지사의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외자유치에 힘써왔습니다. 지사님의 도정 최고 목표는 무엇입니까?
손학규 전임 지사의 해외첨단기업 유치정책은 공전의 성과를 거둔 타지자체의 귀감이 되는 선진행정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우수한 사업들은 더욱 계승 발전시켜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저는 국내·외 첨단기업들의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 및 일자리 창출의 근본대책은 기업들이 원하는 수도권내의 시설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를 비롯한 불합리한 수도권 규제 혁파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강수계의 3중 4중 규제를 비롯한 불합리한 수도권규제 혁파를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입니다.
아울러 ‘1시간 경기도’ 실현을 위한 ‘교통인프라 구축’ 및 ‘뉴타운과 신도시 건설’을 통한 명품생활환경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취임 이전부터 주장해온 ‘대수도론’에 대해 반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자치단체가 행정의 울타리, 칸막이를 없애서 교통, 환경 등의 도시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제안입니다. 수도권의 칸막이 행정을 없애서 수도권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 대수도론의 핵심입니다. 즉 광역통합행정으로 서울에 세울 수 없는, 지하철 차량기지나 화장장 같은 시설은 경기도에 세우고, 대신에 경기도에는 이익을 주는 시설을 설치하는 빅딜로 각종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지요.
아울러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수도권을 광역화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키우자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의 대도시를 보면 북경은 서울보다 28배, 상해와 동경은 10배나 넓습니다. 도시와 국가가 발전할수록 경쟁의 단위가 광역화되는 것은 역사적 추세입니다.
우리도 각 도시를 광역화하여 동경, 북경, 상해 등과 경쟁할 수 있는 대도시권을 여러 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판단입니다.
수도권 규제혁파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데, 일각에서 난개발을 더욱 부추긴다고 걱정도 합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수도권에 마구잡이로 공장이 건설되고, 주택이 들어서도록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수도권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고, 수도권이 첨단산업, 지식산업으로 재무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국가에서는 지금 글로벌 경제의 승자가 되기 위하여 무한경쟁을 전제로한 선진국들과의 FTA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수도권을 꽁꽁 묶는 것은 자살행위 입니다. 투자 여력있는 국내외 대기업들이 첨단 및 지식산업 분야에 자유로이 투자하고 공장을 신·증설할 수 있도록 하여 성장동력을 키워야 합니다.
또한 국토방위 및 수도권 맑은 물 공급의 명분하에 희생만을 강요받아온 수도권 낙후지역에 대한 중복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달라는 것입니다.
수도권을 규제하고 수도권에 있는 것 지방에 나눠준다고 국토균형발전이 됩니까? 그것은 국가전체의 하향평준화와 국가 경쟁력만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저는 지방이 특화발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국토균형발전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임사에서 `’기업하기 좋은 곳’이 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드는 첩경은 쓸 데 없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것입니다. 기업인들이 늘 주장하는 것이 기업규제 및 수도권규제를 풀어달라는 것 아닙니까? 경기도에서 대략 조사한 바로도 지금 투자 대기 중인 자본 규모가 50조원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일자리를 만들고 부를 생산하는 일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어야 합니다. 따라서 경기도에서는 이와 같은 일을 우선하여 도정을 펴 기업인들을 도울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기업들에게 필요한 인프라를 갖출 것입니다. 도로망을 확충해 막힌 교통을 풀고 좋은 산업단지 등을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기업의 애로사항은 119행정으로 풀어갈 것입니다. 세번째로는 각종 인허가를 원스톱, 스피드 행정으로 처리하고,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을 왕성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 환경론자들의 반발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그린벨트를 마구잡이로 해제하자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린벨트로서 기능을 못하는 곳(창고벨트, 비닐벨트)을 해제하여 활용하자는 것이죠.
우리 도는 훼손된 그린벨트를 전면조사하고 전문기관을 통하여 원상회복이 가능한 그린벨트와 회복이 불가능한 그린벨트를 구분할 예정입니다.
자연상태로 원상회복이 가능한 지역은 회복시키고, 회복이 불가능한 지역에 대하여는 자족·자립형 『친환경 전원도시·고품격 주택단지』 또는 『첨단산업시설 조성』 등과 같은 계획적 개발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는 개발제한구역 주민, 환경단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개발제한구역제도개선 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여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김문수 지사 주요약력>
*1951 경북 영천 출생
*1970 서울대 경영학과 입학 후 민주화 운동으로 25년만에 졸업
*도루코 노조위원장
*제 15대, 16대, 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기획위원장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 (17대 국회)
*2006 일 잘하는 국회의원 1등 (국회출입기자단 / 마케팅 인사이트)
*2006 약속 잘 지키는 국회의원 1등 (국회출입기자단)
이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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