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시장분석과 전략수립이 최대강점

수입차업계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프라임모터스 한영철 사장,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안영석 부사장, AM모터스·메트로모터스 최종열 사장, 대우자판 GM수입차사업본부 임진 본부장. 이들은 모두 옛 대우자동차 출신이다. 여기에 최근들어 CM코리아 이영철 사장과 한성자동차 박재찬 사장이 합류했다. 이로써 옛 대우차출신들은 이제 국내 수입차업계에서 최대인맥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 인맥으로 급부상

왜 대우차출신들이 이처럼 수입차업계서 두각을 나타낼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는 김우중 전 회장이 추진했던 세계경영이다. 이영철 사장과 안영석 부사장, 박재찬 사장이 대표주자다. 이들은 유창한 영어실력과 기획력, 영업력까지 갖추고 있어 당시 세계경영에 큰 기여를 했다.

두번째는 대우자판을 중심으로 확장된 풍부한 자동차 마케팅 경험과 능력이다. 한영철 사장과 최종열 사장, 임진 본부장이 대표주자다. 최 사장은 대우자판 마케팅본부장도 겸하고 있다.

세번째는 현대차를 따라잡는 과정에서 스스로 축적된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전투적인 업무 스타일이다.

이들은 현대차를 따라잡기 위해 수년동안 국내외를 넘나들며 엄청난 공부를 했고 이런 노력이 수입차업계의 판세를 정확하게 읽고 세부전략을 세우는데 젖줄이 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IMF환란 이전에 잠시나마 현대차와 대등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던 대우차의 작은 신화와 성취감을 가슴 속 깊이 새기고 있다. IMF환란만 없었다면 지금쯤 현대차와 대등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들과 가깝게 지내는 모 수입차업계 CEO는 수입차업계에 종사하는 대우차출신들은 모두 기획력과 마케팅력, 그리고 영업력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앞으로 국내 수입차업계 성장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켜세우며 더 많은 대우차출신들이 수입차업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점친다.

GM코리아 이영철 사장

지난 7월에 선임된 GM코리아 이영철 사장은 대우 영국현지법인 무역총괄 이사, 대우차 남미수출본부장 및 이집트 생산법인 대표, GM대우 액세서리사업 실장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대우맨이다. 미국·영국·폴란드·리비아 등을 누비며 자동차수출에 젊음을 바쳤다. 취임 후 고급 럭셔리 세단 캐딜락 DTS로 차를 바꾸고 캐딜락과 사브의 선전을 독려중이다.

GM차의 성능과 디자인 경쟁력이 높지만 시장에선 합당한 평가를 못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판매확대가 당면과제다. 시승기회를 늘리고 미국차에 대해 갖고 있는 막연한 선입견을 점차 불식시킬 예정이다. 고객들의 격에 맞는 VIP마케팅도 다양하게 펼치고 전시장도 업그레이드한다. 정비네트워크는 전국에 27개의 서비스센터가 있어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다. 판매대수를 고려하면 무척 많다. 전국에 7개 쇼룸이 있는데 확충하고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당장 선두권을 노리지 않는다. 기반을 갖춘 뒤 차근차근 풀어나갈 예정이다. 9월에 캐딜락 BLS와 11월에 에스컬레이드 6.2 등 신차가 투입되면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낙관한다. 특히 캐딜락 BLS가 반전의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차는 4,000만원대 중반 정도의 가격대로 고객을 찾을 예정이다. 이 사장이 리비아에서 르망 1만대를 한번에 계약했던 일은 지금도 업계의 작은 전설로 통한다.


프라임모터스 한영철 사장

렉서스 공식딜러인 프라임모터스 한영철 사장은 행운아다. 국내 수입차딜러 중 가장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늘 수입차시장을 낙관한다. 모든 환경이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은 점점 더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중저가의 다양한 차종이 출시되면서 수요층도 그만큼 확대되고 있다. 상반기에는 사상 최고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 사장은 내실경영에 집중해 예년에 비해 다소 낮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렉서스가 추구하는 프리미엄이미지는 단계적인 내실경영을 통해 비로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렉서스는 세계서 프리미엄급 고객만족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에도 이런 진가가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한 사장은 믿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지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며 렉서스의 진가가 알려질 때가 됐다고 단언한다. 실제 2년 연속 베스트셀링카로 선정된 렉서스 ES에 이어 GS, IS 등이 좋은 반응을 얻는 등 프리미엄서비스를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다. 사석에서 도요타의 가이센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이센이란 개선이란 뜻으로 개혁과 혁신코드와 맥을 같이한다. 3년 동안 렉서스를 유통시키며 자연스럽게 자신에게도 가이센 유전자가 이식됐다고 말한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비서를 지냈고 대우차 매각작업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한성자동차 박재찬 사장

GM대우 마케팅본부서 지난달 한성자동차로 자리를 옮긴 박재찬 사장은 GM대우서 중대형차인 스테이츠맨과 토스카 마케팅을 진두지휘했다. 박 사장은 당시 에쿠스나 체어맨 등 기존 국산 대형차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큰 성과를 올렸고 토스카는 지금도 GM대우의 히트차종으로 대접받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들어 벤츠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벤츠는 지난 6월 경쟁차종인 BMW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독일 벤츠가 같은 독일 브랜드로 99∼2004년까지 6년연속 연간 판매량 선두를 지켜오던 BMW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시장반전에 고무된 박 사장은 이런 시장분위기를 쭉 이어나가기 위해 고감도 고객만족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시승기회를 더 확대하고 다양한 고객이벤트도 늘릴 계획이다. 얼마전 벤츠 1만5천대 판매돌파를 기념해 열린 고객모델 박술녀 한복패션쇼가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러시아 등 오랫동안 해외서 일해와 고객커뮤니케이션 위력을 잘 알고 있는 박 사장은 실효성 높은 고객만족 프로그램을 중시한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브랜드만들기에 전력할 예정이다. 서비스네트워크 확충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성차는 남들보다 앞서 수입차사업을 시작한 것처럼 남들보다 앞선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고객께 제공하겠다고 다짐한다.

AM모터스·메트로모터스
최종열 사장


아우디 공식딜러인 AM모터스와 폭스바겐 공식딜러인 메트로모터스 사장을 겸하고 있는 최종열 사장은 대우자판 마케팅본부장도 맡고 있다. 최 사장은 차를 한 대 더 파는 것보다 이른바 마니아를 한 사람이라도 더 창출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이같은 허허실실(?)전략 덕분인지 지난해부터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수입차업계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등장하며 시장 확대에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최 사장은 앞으로 아우디 마니아와 폭스바겐 마니아들이 가장 좋아하고 또 언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명실상부한 두 브랜드 마니아들의 지상천국으로 AM모터스와 메트로모터스를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유통조직망인 대우자판 마케팅본부장을 겸하고 있는 최 사장은 국내 최고의 마케팅전문가로 통한다. 지금껏 내놓은 다양한 대우자판의 마케팅전략들과 프로그램들은 고객들에게 무척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 사장은 매우 합리적인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 큰 방향성만 제시하고 대부분의 권한을 부하직원들에게 과감하게 이양한다. 그리고 부하직원들의 판단과 건의를 늘 존중한다. 최 사장은 전략짜기를 무척 즐긴다. 그래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갖는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또 그 정보들을 아주 면밀하게 분석한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안영석 부사장


박재찬 사장과 짝을 이뤄 한때 러시아시장 공략에 앞장섰던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안영석 부사장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이다. 공을 인정받아 올초 서너단계를 뛰어올라 부사장으로 영전됐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의 경영을 거의 책임지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수입차시장은 전쟁을 방불케 하는 마케팅전쟁을 펼쳤다. 이 와중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유통망 확충, 합리적인 마케팅전략 등으로 물량면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이뤘다. 안 부사장은 안정성장의 동력으로 합리적인 가격구조를 먼저 손꼽는다.

그동안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는 경쟁사들의 가격거품에 상관없이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고객들을 설득했고 이런 설득이 결국은 튼실한 열매를 맺게 했다는 지적이다. 안 부사장은 올해부터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 등을 앞세워 고객만족경영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국내 대형차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300C 등 경쟁력 있는 브랜드 집중육성과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신규물량 지속 투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안 부사장은 딜러와의 합리적인 관계 구축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딜러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믿기 때문이다. 안 부사장은 딜러들과 더 합심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크라이슬러코리아의 위상을 더 높혀 나갈 예정이다.

대우자판 GM수입차사업본부
임진 본부장


대우자판 GM수입차사업본부 임진 본부장은 특히 상품기획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IMF 환란 이전에 대우자동차(현 GM대우)는 매우 이례적으로 레간자 등 3종의 신제품을 동시에 출시하며 시장점유율에서 현대자동차를 거의 육박했다. 그 당시 상품기획을 담당했던 임 본부장은 밤잠까지 줄여가며 그 3종의 신제품 출시에 큰 공을 세웠다.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고객만족이다. 이를 위해 업계 최고 A/S네트웍 등을 앞세워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이런 뛰어난 경쟁력 덕분에 국내 고객들에게 아직 그 진가가 덜 알려져 있는 캐딜락과 사브를 판매하고 있지만 그런대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GM수입차사업본부는 전국에 약 27곳의 A/S망을 확보중이다. 그래서 고객이 원하면 전국 어디에서나 손쉽게 A/S를 받을 수 있다. 비록 판매량에선 BMW 등에 뒤지지만 A/S에서는 이들 브랜드들을 압도한다.

임 본부장은 외국에서 내한하는 비즈니스맨들로부터 가끔 한국에서는 아직도 너무 수입자동차가 잘 팔리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리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무척 답답한 마음을 갖는다.

그래서 임 본부장은 앞으로 수입차시장이 더 많이 확대돼야 한국자동차의 수출도 더 신장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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