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AI 융합 전문가 한애라 교수, SK하이닉스 첫 여성 이사회 의장 취임
전략적 기술 투자와 거버넌스 혁신으로 ‘AI 시대의 의사결정 중심’ 이끈다

SK하이닉스 이사회 한애라 신임 의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사회 한애라 신임 의장. (사진=SK하이닉스)

[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SK하이닉스가 기업 이사회 운영의 새 지평을 열었다. 지난 3월, SK하이닉스는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애라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며, 회사 설립 이래 첫 여성 이사회 의장을 맞이했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다양성 차원을 넘어, AI 전환기 기업 전략의 정교한 방향 설정과 글로벌 거버넌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한애라 의장 “무거운 책임감 느껴...더 신중한 판단으로 경영진과 발맞춘다”

한 의장은 10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기술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미래에도 중요하다”며 “이를 유념하며 늘 기술 중심의 의사결정을 진행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의장 선임에 대해선 “그동안 SK하이닉스가 잘해온 만큼, 현재의 긍정적 경영 기조를 유지하자는 의미가 담긴 듯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 한 의장은 “사업이 더 번창하도록 하고,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검토하는 것이 법률 전문가의 역할이다. 이점을 생각하면 의장이 돼서 기쁘기도 하지만, 책임감 또한 무겁다”라며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더 신중하게 판단하며 경영진과 발맞춰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 의장은 법관, 변호사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조정인, 대한상사중재원 국제 중재인 등으로 활동 중이다. 2022년부터는 한국인공지능법학회 부회장에 부임해 AI 관련 법과 제도, 정책 대응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법과 AI에 능통한 전문가라 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이사회에는 지난 2020년 합류했다. 6년 차 최선임 사외이사로 자리를 이어오기까지 한 의장은 주요 공급 계약, 기술 관련 법적 자문 등의 역할을 했다. 또한, 감사위원을 겸임하며 선진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데 법률 전문가로서 크게 기여했다.

“여성 법률가 의장, AI 리더십 강화 위한 전략적 선택”

SK하이닉스가 한애라 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배경에는 ‘AI 리더십 강화’라는 전략적 판단이 있다. AI 시대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견고한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법률적·지정학적 이슈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아울러 한 의장은 “이사회 독립성을 평가하는 요소 중 하나가 사외이사 의장의 존재 여부이고, 여성 의장은 다양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며 “이사회의 독립성, 다양성 강화를 위해서도 적합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할 말은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회사의 결정이 최선의 선택이 되도록 앞으로도 경영진과 함께 고민하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한 의장은 “이사회 2.0에서는 이사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기존 경영진 관리·감독, 안건 의사결정과 더불어 ▲중장기 전략 방향 설정 ▲경영진 의사결정 검토 ▲경영 활동 사후 평가 등으로 그 역할이 한층 확대됐다. 이 속에서 저는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검증이 필요한 안건에 대해서는 수긍이 될 때까지 자료를 요구하고 확인하며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장은 SK하이닉스에 필요한 미래 전략으로 ‘기술’을 최우선에 꼽으며, 의사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가치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의장은 “SK하이닉스가 지난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HBM이다. 다른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 전략이 유효했다. 앞선 기술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미래에도 중요하다. 저 역시 이를 유념하며 늘 기술 중심의 의사결정을 진행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6세대(HBM4) 순으로 개발됐다. HBM4E(7세대)는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이다. 

“경영진과 중장기 전략 방향 설정...전략적 기술 투자로 AI 시대의 본원적 경쟁력 높일 것”

한편, 경영진과 함께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이사회의 주요 역할이 되며, 한애라 의장에게 막중한 과제가 주어졌다. 한 의장은 앞서 언급한 ‘기술’에 방점을 두고 AI 시대에 대응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 의장은 임원진 및 구성원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조직의 성장이 자신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Bigger Than Myself’라고 표현한다”며 “구성원 모두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혼자서 할 수 있는 성과는 한정적이지만 조직이 힘을 합치면 더욱 큰 성과를 낸다”며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원팀 스피릿(One Team Spirit)에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한 의장은 신임 의장으로서 각오를 밝혔다.

“AI로 인간 편의를 증진하는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고, 우리는 매일 미지의 영역으로 한 발짝 나아가고 있습니다.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이 같은 여정에서, SK하이닉스가 필수 역할을 한다면 큰 보람이 될 것입니다. SK하이닉스 반도체가 일상의 모든 기술과 혁신의 기반이 되는 세상이 오기를 고대하며, 이사회도 최고의사결정 기관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