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움이 머리카락 끝까지 전해지는 푸르고 시린 호수, 색색의 꽃들이 만발한 드넓은 평원, 한껏 초록을 머금은 계곡과 일본답지 않은 풍경들이 어우러진 일본의 북쪽 끝 북해도. 여름과 겨울은 북해도가 가장 빛나는 계절이다.

눈으로 인한 겨울의 포근함과 신비로움 대신 여름의 북해도는 무엇보다 청량한 시원함이 백미다. 여름의 북해도 여행은 시리도록 푸른 호수와 향기로운 꽃밭을 지나 여름 밤 공원의 벤치에 앉아 마시는 시원한 캔 맥주처럼 상쾌하다.

천상의 자연 ‘후라노와 비에이’

북해도에서 이곳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북해도 섬 중앙의 아시히가와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형용하기 어려운 자연을 품은 비에이와 후라노가 있다.

몇 년 전 일본에서 인기를 탄 CF 촬영지로 유명하다. 때문에 당시의 CF 이름을 딴 나무와 지명이 새로 생길 정도다. 자동차 광고에 등장했던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 스카이라인의 풍경, 스낵 CF가 촬영된 흰 꽃이 만발한 완만한 곡선의 언덕, 감자꽃이 피었다 지면 바로 보라빛 라벤더가 만발하는 비에이 곳곳의 평원들… 어느 곳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들 평화로운 풍경을 선사하지 않을 곳이 없다.

사람과 자연의 조화 ‘삿포로’

자연 일색의 여행에서 벗어나 도시를 만나는 곳이 삿포로다. 삿포로 맥주, 삿포로 눈 축제 등으로 유명한 삿포로는 여름이면 눈으로 뒤 덮인 포근한 풍경이 아닌 북해도의 자연과 도시, 인간이 잘 어우러진 모습을 보여준다.

붉은 벽돌이라는 뜻의 아카렝카로 불리는 구 본청사는 미국의 메사추세츠주의 의사당을 모델로 세워졌다고 한다. 1888년에 만들어졌다니 벌써 100년이 훨씬 지난 건물이다. 북해도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이 건물은 봄, 여름이면 녹음과 만발한 꽃, 가을의 단풍, 겨울의 눈 내린 풍경을 보여준다.

오도리 역에 닿기 전 147m의 철탑이 눈에 들어오는데 도심의 랜드마크인 TV타워다. 지상에서 90m 높이에 전망대가 있으니 시간이 넉넉하면 한 번쯤 올라가 깨끗한 도시 삿포로의 정경을 둘러 볼 수 있다.

오도리 역에서 시작되는 오도리 공원은 도심에 자리잡은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좌우로 늘어선 가로수와 정원의 꽃들, 분수, 조각상 등 1.5km에 걸쳐 늘어서 있다. 여행자나 주변의 사무실에서 나온 회사원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휴식처가 된다. 여름에는 맥주축제도 열리고 겨울이면 낙엽을 떨군 나무에 네온과 전구를 달아 화이트일루미네이션을 연출하는 곳이다.

나도 영화 속 주인공 ‘오타루’

한때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인 오타루는 그 영화가 아니더라도 이국적인 정서가 넘치는 곳이라 일본인은 오타루를 특별하게 생각한다. 막상 앞에 서고 보면 작은 운하 주변으로 낮은 건물이 늘어선 것이 전부일지 모른다. 하지만 눈이 내린 겨울이나 가로등이 불을 밝히는 시간이 되면 낮의 황량함 보다는 따사로움이 젖어 든다.

영화와 낭만을 찾아 오타루에 온 여행객들이 들르는 운하 주변은 1890년대 말, 1900년대 초에 지어진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밤이면 운하 주변의 가스등이 은은하게 불을 밝혀 운치를 더한다. 오타루의 또 하나 볼거리는 오르골과 유리 공예인데, 증기시계가 있는 곳에 오르골 박물관과 유리공예를 볼 수 있는 곳이 몰려 있다.

유리 공예는 입으로 불어 만드는 수공예로 만들어진 공예품도 예쁘지만 공방에서 만드는 과정도 생소하니 구경할 만 하다. 오타루의 유리공예는 선명하고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유명한데, 세상에 하나뿐인 기념품이 된다.

북해도의 백미 ‘호수, 화산 그리고 온천’

북해도는 일본의 다른 곳에 비해 호수가 많은 편이다. 멀리 동부의 마슈호, 아칸호, 누카비라호, 시가리베츠호 등 위치와 크기, 모양, 호수의 빛깔까지 다양하다.

대표적인 온천은 노보리베츠 온천, 일본 온천 100선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질이 풍부하고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온천가를 따라 전통과 품질을 자랑하는 온천장들이 늘어서 있어 온천욕과 함께 마을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유까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독특한 도깨비를 찾고, 토산품을 구경하는 등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노보리베츠 온천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화산의 연기와 열기, 유황 냄새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지옥 계곡들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안겨준다.

(자료제공: 모두투어 / www.modetour.com / T.02-728-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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