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모달리티 창출 노력
-연구개발비 작년 동기 대비 증가…3분기 영업익 감소
[소비자경제] 김은경 기자 =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분야에 역대급 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R&D 투자로 신약 및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외 우수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크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도 모색 중이다. 소비자경제는 현 제약업계 CEO들의 실적과 경영 현황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속적인 외형 성장 주도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2015년 3월 대표로 선임된 이후 3연임에 성공하며 9년간 종근당을 이끌어왔다. 올해 3월 4연임에도 성공하면서 김 대표는 종근당을 3년 더 이끌게 됐다. 업계에선 그간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하는 등 경영 성과가 높다는 점이 재신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려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롱아일랜드 대학원에서 면역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1993년 한독에서의 직장생활을 시작으로 릴리, 노바티스 영업·마케팅 총괄을 거친 후 2007년부터 머크세로노 대표를 역임했다.
종근당은 특히 김 대표 취임 직전 사업연도인 2014년 매출액은 약 5441억에 불과했다. 다만 주요 품목의 성장세 지속과 함께 CKD-510의 기술수출에 따라 2023년 매출과 이익이 성장했다. 매출액은 1조 6694억 원으로 전년보다 1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4% 급증했다.
종근당은 같은해 11월 이른바 ‘잭팟’을 터트렸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CKD-510’ 관련 1조 7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되면서 수익성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종근당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615억원, 308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는 3968억원, 358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을 살펴보년 매출 4085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52.5% 크게 줄었다. 연구개발비가 작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종근당은 HK이노엔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공동 판매 계약이 종료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보이고 있다. HK이노엔은 올해 파트너사를 종근당에서 보령으로 변경했다. 종근당은 올해 4월부터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를 공동 판매하고 있다.
신약 확보 도입 및 개발 속도 높여
김 대표는 자체개발 의약품을 기반으로 신약을 활발히 확보하는 한편, 신약 개발 범주를 확대하며 개발 속도도 높이고 있다.
종근당은 MSD의 자누비아·자누메트·자누메트엑스알·바이토린·아토젯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누비아 시리즈를 총 455억원에 사들였다. 종근당은 국내외 제약사들과 함께 나조넥스, 프롤리아, 프리베나13, 아리셉트, 큐시미아 등을 공동 판매 중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첨단바이오의약품과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등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종근당은 네덜란드 바이오 기업 시나픽스로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 3종에 대한 사용 권리를 확보했다. ADC는 약물에 특정 암세포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항체를 붙인 것으로, 항체의약품·링커·세포 독성 약물로 구성된다. 시나픽스는 ADC 플랫폼 개발 기업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거래에 성공한 셈이다.
최적화된 ADC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신약후보 물질 CKD-ADC의 연구 효율을 높이고, 차별화된 ADC 항암제 개발로 글로벌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인다는 게 김 대표 목표다. 최근 ‘CKD-ADC’는 국가 신약 개발사업단이 추진하는 우수 신약 개발 지원 과제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기존 영업망을 바탕으로 신약 코프로모션을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포트폴리오 확장 뿐만 아니라 영업범위 매출 증대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다.
종근당은 현재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와 셀트리온제약의 간질환 치료제 ‘고덱스’를 공동 판매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