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지나고 있던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그간 검단 아파트 사고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으로 유동성에 타격을 받았고, 주택·분양시장 침체와 건설자재 인상으로 높게 형성됐던 원가율이 일부 해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GS이니마가 1조5000억원~2조원 수준의 매각대금으로 올해 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GS건설의 기초체력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무게감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수주의 힘’으로 경영지표 개선세

GS건설의 경영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 회복 속에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주택 매출 비중으로 원가율 개선 효과가 돋보인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GS건설의 3분기 매출액은 3조1291억원, 영업이익 866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0.7%, 43.8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검단 아파트 사고 비용 인식에 따라 기록한 3879억원의 영업손실을 3분기만에 약 65% 복구할 예정이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메이플자이 투시도. [사진=GS건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메이플자이 투시도. [사진=GS건설]

회사의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는 까닭은 지난해 우수한 입지의 주택공사 수주잔고를 채운 덕분이다. 우량 사업장들이 ‘완판’ 행진으로 현금을 채워주고 있고, 높은 수익성으로 주택원가율까지 낮춰주고 있는 것이다. 주택원가율은 건설사의 수익성 지표일 뿐만 아니라 건축자재의 가격 변동을 파악해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하는 수치로 사용된다.

GS건설의 원가율은 지난해 2분기 107.1%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들어 91%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어 2분기 91.6%, 3분기에도 91%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타 건설사 대비 높은 주택비중으로 시장 반등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GS건설의 부문별 매출비중은 도급공사 건축주택이 68.89%, 자체주택공사가 7.6%, 인프라 2.2% 등 순이다. 

특히 높은 주택비중을 보유했음에도 수도권 중심 우량 사업장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점을 주목해 볼 만 하다. 2월 후분양을 진행한 서울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42.3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완판됐고, 이어 경기도 과천4 재건축 구역에서 분양중인 과천 프레스티어자이의 1순위 청약 결과는 58.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의 주요 사업장. [자료=GS건설, NH투자증권]
GS건설의 주요 사업장. [자료=GS건설, NH투자증권]

또 완공을 앞두고 있는 주요 사업 파이프라인도 서울 및 수도권 중심지역에 위치해 있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도급액 1조100억원)와 장위자이레디언트(도급액 7063억원)가 내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매출에 인식되고 있고, 청계리버뷰자이(도급액 5326억원)와 운암자이포레나퍼스티체(도급액 4573억원)도 공정중에 있다.

이처럼 지난해 이후 착공 현장의 매출이 인식되면서 전체적인 주택 사업 부문의 외형도 커지고 있다. 동사의 아파트 분양물량은 22년 2만4000세대, 23년 1만1000세대로 침체기를 거치면서 하락했지만, 올해 9월까지 9000세대를 넘으면서 반등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해당 분양 물량들은 비수도권 비중이 낮아 미분양 리스크에서도 자유롭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는 최근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에서 인터뷰를 통해 "계속해서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하고 있고, 조만간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쇄신을 방향으로 잡고 나아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GS이니마 매각가 2조 추정, 현금 1조 이상 확보해 유동성 개선될 듯

GS건설의 자회사 GS이니마 매각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최종 후보는 2곳으로, 이르면 내년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GS건설의 유동성에도 숨통이 틔일 것으로 풀이된다.

GS이니마는 GS건설의 수처리 자회사로, 지난 2012년 인수된 후 상하수도 운영사업 역량을 확보한데 이어 산업용수 자산 인수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유럽과 북아프리카, 미국에 이어 2019년에는 브라질 산업용수, 오만, 베트남 시장까지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5대주까지 시장을 넓히면서 글로벌 수처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GS이니마 브라질. [사진=GS이니마 홈페이지 갈무리]
GS이니마 브라질. [사진=GS이니마 홈페이지 갈무리]

실적도 양호하다. GS이니마는 지난해 매출액 3억4900만유로(약 5140억원), 순이익 2400만유로(약 3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비 각각 17%, 35% 증가했다. 또 수주잔고는 같은 기간 9% 늘어난 88억7300만유로(약 13조650억원)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영업실적과 성장성을 보여주면서 GS건설의 '알짜' 자회사로 불렸다.

다만 높은 성장과 실적으로 유동성 위기때다가 매각 1순위로 거론됐다.  지난 2015년 재무건건성이 악화되면서 GS이니마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 대상 업체들과 매각 조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매각 작업을 중단했다. 

이번 결정도 소수지분매각 방침에서 전량 매각으로 선회했다. 일각에선 최근 GS건설의 주택실적과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량 매각에 의문을 갖고 있지만, 자회사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한 '자이 리뉴얼'을 통해 재도약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 후보에 오른 기업은 아랍에미리트 국영 에너지기업 타카(TAQA)와 캐나다 금융기관 퀘백주연기금(CDPQ)이다. 타카는 아부다비 지역의 국영 에너지기업으로 지난해 GS이니마와 컨소시엄을 이뤄 아부다비 해수담수 플랜트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적이 있고, 퀘백주연기금은 400조원의 자산을 운영하는 인프라 펀드로 알려져 있다.

두 기업이 제시한 매각금액은 GS건설의 시가총액(1조5935억원)과 비슷한 10억유로(약 1조5000억원) 수준이다. GS건설이 매각에 성공할 경우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통해 3조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GS이니마의 매매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라며 "업계가 평가하는 기업가치는 약 2조원으로, 매각 시 GS건설의 재무구조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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