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소비자경제=한시은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임직원을 향해 “기존 방식을 넘어 차별적 가치에 도전해달라”는 당부를 지속적으로 남기고 있다.

LG는 지난 25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최고경영진이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CEO, 사업본부장 등 40여 명이 자리했다.

이들은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차별적 고객가치 실행 가속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워크숍 초반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3년간 LG전자가 추진한 고객중심 경영체계 사례를 공유하며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또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중국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내용도 공유했다.

LG 최고경영진은 전자 업계만이 아닌 그룹 내 대부분의 사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개선 수준에서 벗어나 더 높은 도전적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차별적 고객가치가 사업 의사결정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고객중심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 실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고객가치 실행을 가속할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사업에 반영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투자 결정의 기준으로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수 있는 기업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자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한 차별적 경쟁력을 위한 혁신 과제도 점검했다. 사례 공유 세션에서는 LG 계열사가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경험을 혁신한 사례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한 사례를 살펴봤다.

고객경험 혁신 과제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내부 데이터 분석 챗봇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전자) ▲AI 기반 제조 공정 이상 감지 및 제어 시스템(디스플레이) ▲국내 최초 난임 치료 종합 지원 앱 개발(화학) ▲세계 최초로 100%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PE(폴리에틸렌) 식음료 포장재 개발 사례(화학)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설비 통합 등 제조 공정 혁신(에너지솔루션) 등 40여 개의 계열사 혁신 사례가 소개됐다.

경영진은 차량 내 AI 수행비서가 주행 환경에 맞춰 차량 내부를 제어하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모빌리티 AI 경험을 체험하고, AI가 통화 내용을 요약하고 일정을 제안하는 등 AI 기반 통화 서비스를 살펴보기도 했다.

최고경영진은 미래 준비를 위한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가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며 구현되고 있는지도 살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약 후보 물질의 단백질 구조 분석에 AI를 활용해 6개월 동안 1,000개가 넘는 물질을 검증하며 신약 발굴에 속도를 냈다.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AI가 고객사 맞춤형 배터리 셀 설계를 지원해 기존에 2주 이상 걸리던 작업을 단 하루로 줄였다.

‘도전’ 굶주린 ‘젊은 오너’

구광모 회장은 “지금의 LG는 세계 최고, 최초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온 결과”라며 “모두가 백색가전의 한계를 말했지만, 우리는 백색가전의 성장세 둔화 속에서도 5% 개선이 아닌 30% 혁신 성장을 목표로 세워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1등 브랜드를 만들었고, 사업 철수 이야기까지 있었던 배터리는 세계 최초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며 전기차 시대의 변곡점이 됐으며, 한국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FDA 신약 승인을 최초로 해내며, LG뿐만 아니라 한국 신약 산업 기반을 높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 회장은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젊은’ 오너인 구광모 회의 ‘새로운 도전’에 관한 주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는 고객에 보답할 수 있는 LG만의 차별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그는 지난 6월 美 테네시에서 LG전자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등을 방문하고,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장기적 관점의 미래준비 현장인 실리콘밸리에서는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위한 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북미 현장 방문 중 직원들을 만나는 총 6번의 자리에서 가장 먼저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격려하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속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구 대표는 ‘차별적 가치를 향한 도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남들과 다르게’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를 ‘차별적 고객가치’라고 정의했다.

구 회장은 “차별적 고객가치는 이미 우리 DNA 안에 깊이 자리해 있다”고 말하며 “LG그룹의 모태인 락희(樂喜)화학공업사는 사명에 ‘고객에게 즐겁고(樂) 기쁜(喜) 경험을 주겠다’는 의지를 담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에게 고객가치는 이름을 걸 만큼 중요한 약속이었고, 그 약속이 지금의 LG를 만들었고, 미래의 LG를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진정한 차별적 가치를 향한 도전이 고객감동으로 이어지고 감동한 고객들로부터 받는 사랑이 우리의 자부심이 되는 2024년이 되면 좋겠다”고 주문한 바, 이를 위한 운영 전략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재계 관계자는 “‘차별적 가치를 향한 도전’이라는 전략은 구광모 회장이 올해 특히 강조하고 있는 메시지”라면서 “고객가치 경영을 최우선으로 삼은 LG가, 이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임직원에게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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