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법안 마련해도 적용되는 것은? 국내 플랫폼뿐…“넷플릭스·디즈니+ 적용 안돼”

[구독이슈] 스트림플레이션 막으려는 정부, 해외 플랫폼에도 적용되는 법안 마련해야… [사진=언스플래쉬]
[구독이슈] 스트림플레이션 막으려는 정부, 해외 플랫폼에도 적용되는 법안 마련해야… [사진=언스플래쉬]

[소비자경제=김성지 기자] 지난달 주요 OTT 플랫폼의 국내 순사용자는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넘었다.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디즈니플러스의 순 사용자는 2006만 명으로 2023년 1월 대비 6.9% 늘었다.

서비스 출시 초반만 해도 OTT 업체는 가입자 확보를 위해 더 저렴한 요금제와 혜택을 선뵀다. 이후 시장 내 경쟁격화, 콘텐츠 제작비 상승, 누적된 적자 등의 이유로 구독료 인상을 단행하며 현재는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이 진행중이다.

스트림플레이션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OTT 구독에 대한 소비자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국내 OTT 월간활성이용자(MAU)가 1292만 명으로 가장 높았던 넷플릭스는 최근 가족이 아닌 경우 계정공유를 중단하고 베이식 요금제의 신규 가입도 판매 중단했다.

OTT 가격 인상에 따른 통신사 결합 상품 또한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KT는 현재 월 9450원인 OTT 구독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을 5월 1일부터 월 1만 39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OTT앱 설치자 및 사용자 현황 [사진=와이즈앱 리테일]
국내 OTT앱 설치자 및 사용자 현황 [사진=와이즈앱 리테일]

이에 정부는 지나친 스트림플레이션을 우려해 지난 21일 티빙,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업체와 구독료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연간 요금제, 청소년 요금제 등 요금제를 다양화해 가격부담을 줄이는 방안, 다수 가입자가 동시에 가입하면 할인 혜택을 강화하거나 광고형 저가 상품도 다양화하는 등의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단체는 “정부의 소비자 부담 완화 정책이 웨이브·왓챠 등 국내 OTT 기업에만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며, 정작 해외 기업은 논의에서 빠졌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국내 OTT 업체는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적자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적자인데 국내 규제로 인해 부담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OTT 영업손실액은 ▲왓챠가 2021년 248억 원, 2022년 555억 원 ▲티빙은 2021년 762억, 2022년 1191억 원  ▲웨이브는 2021년 558억 원, 2022년 1217억 원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는 “정부가 스트림플레이션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정작 시장지배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해당 논의에서 빠지고 위기에 처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악화가 심화되는 부분이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구독료 인하 주문이 토종 OTT 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아울러 넷플릭스 등 해외 기업 또한 국내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국내 이용자 부담 완화 정책에 함께 동참해야 할 것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