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야학’서 무료 지식나눔…나눔 가치 전파
30년 야학 봉사한 아버지, 이어 딸 국어 교사 활동
[소비자경제=김성지 기자] 낮에는 공무원, 밤에는 선생님으로 살아가는 부녀를 위해 KT가 나섰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19일 희망나눔인상 주인공으로 제천 정진야간학교(정진야학) 선생님 김창순(58세), 김서진(29세)씨를 공동 선정했다고 밝혔다.
KT그룹이 올해 다섯 번째 희망나눔인상으로 선정한 두 수상자는 제천시 공무원이자 부녀 관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김창순 씨·김서진 씨는 정진야학에서 만학도에게 ‘교육나눔’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전해온 점에서 큰 귀감이 된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정진야학은 1986년에 문을 연 제천 유일 검정고시 야간학교다. 이 곳에서는 과거 청소년을 교육하다 어려운 가정형편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배움을 놓친 늦깎이 만학도가 중∙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다.
김창순 씨는 1인 3역의 삶을 살고 있다. 제천시 건설과 과장이자 정진야학 교장, 수학 교사다. 평소 야학에 관심 많던 김씨는 1992년 선배의 권유로 정진야학과 첫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낮에는 시민, 밤에는 만학도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김씨는 2014년 정진야학 교장으로 부임한 이후 매월 사비로 교육 물품을 지원하는 등 정진야학 운영에 남다른 열성과 의지를 쏟고 있다.
매주 목요일은 김 씨에게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다. 퇴근 후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 학생들에게 중등 수학 과정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야학교사로서 사명을 이어온 결과, 그의 제자는 1200여 명에 달한다.
그는 “못 배운 게 한이라던 어르신을 위해 야학봉사를 한 지도 30년이 훌쩍 지났다”며, “많은 야학 졸업생이 본인 인생에서 이 곳에서의 생활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할 때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야학봉사가 내게 가장 큰 행복이자 힐링인 만큼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배움의 길을 걷도록 끝까지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동 수상자이자 김창순 씨의 딸 김서진 씨도 정진야학의 교사다. 어렸을 적 교육봉사를 펼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본받아 작년 5월 정진야학에 합류했다. 김서진 씨 역시 제천시 노인장애인과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씨는 야학 내 유일한 20대 교사로 금요일마다 국어를 가르친다.
김 씨는 “일을 마친 후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어르신을 보면 없던 힘도 번쩍 생긴다”며, “아직 교사로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많은 분이 정진야학에서 많은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꾸준히 돕고 싶다”고 말했다.
KT그룹 ‘희망나눔인상’은 2021년부터 나눔으로 아름다운 사회 가치를 만드는데 기여한 사람(단체)의 활동을 격려하고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지역과 나이·활동영역을 막론하고 나눔을 실천해온 다양한 우리 주변의 이웃에게 희망나눔인상을 시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