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코 인도 분량서 종래 밝혔던 주행 거리보다 더 짧게 나와
가격도 미공개로 의문…IRA 혜택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보여
반면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장거리 수송력 인정받아
테슬라의 전기 트럭이 마침내 상용화되어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당초 공개된 주행거리보다 짧고 가격 또한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등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17일(한국시간) 영국 언론매체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펩시콜라’로 잘 알려진 식음료 업체 펩시코가 내년까지 테슬라의 ‘세미’ 37t 전기 트럭(이하 세미 트럭) 100대를 오는 2023년까지 인도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오코넬 펩시코 부사장과의 인터뷰가 기재된 해당 내용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는 36대의 세미 트럭을 납품했으며, 앞으로 64대를 추가로 인도할 예정이다. 인도받은 트럭은 각각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와 머데스토에서 대형마트 배송에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일각에서 가격과 운행능력에 대한 의문점이 발견되고 있다. 펩시코가 인도받은 세미 트럭는 주행거리가 약 800㎞(500마일)로 알려졌으나, 펩시콜라 등 자사 음료를 담은 트럭의 경우 160㎞만 운송한다는 언급이 나온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감자칩을 실은 세미 트럭은 684㎞를 오갈 예정으로, 오코넬 부사장은 기사에서 684㎞ 완주시 배터리가 20%로 줄어들었다며 충전 시간은 35분에서 45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가격도 아직 비공개다. 펩시코 역시 세미 트럭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대신 캘리포니아 주의 보조금 1540만 달러(약 200억원)와 미 연방정부 보조금(전기트럭 1대당 4만달러·약 5200만원)이 도움이 됐다고 답변했다. 펩시코는 세미 트럭을 7년간 운행할 예정으로, 오코넬 부사장은 “새크라멘토와 머데스토에 4개의 750kW 전기 충전소를 설치하고, 공장역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면서 비용이 회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다른 미국 언론매체인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혜택을 테슬라가 톡톡히 본 것으로 보도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는 주목을 받고 있다. 장거리 수송능력에서 순수 전기차보다 앞선다고 평가를 받는 것이다.
알다시피 미국 시장에서 대형 트럭은 매우 중요한 운송수단이다. 대륙을 횡단하는 장거리 운행이 많기 때문이다. LA부터 뉴욕까지의 거리는 약 4500㎞(2800마일)로, 서울과 부산의 왕복 5번의 거리다. 게다가 어느 지역에서 교통 체증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일주일이 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도로 환경이 열악하거나 날씨가 험한 곳도 많고, 일부 구간의 경우 화물을 가득싣고 수 십시간을 운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한번 충전에 160㎞ 운행한다면 성능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만 공개됐던 제원을 비교하면 엑시언트가 세미에 밀리긴 한다. 엑시언트는 1회 충전시 570㎞, 총중량 28t급(적재량 10t)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안정성은 이미 스위스, 독일 등 유럽 대륙에서 검증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엑시언트는 지난 2020년 스위스에서 운행을 시작한 이래 현재 유일한 누적 주행거리 500만㎞ 이상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양산형 수소트럭이며, 그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주행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지난 8일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조만간 이스라엘에서도 운행이 시작될 예정이다.
여기에 전기차보다 확실한 이점이 또 있다. 수소 트럭은 일반적인 전기트럭의 파워트레인과 달리 상대적으로 가벼운 연료전지 시스템을 쓰고 있으며, 같은 중량이라면 더욱 긴거리를 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기차가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를 추가로 달아주어야하는 것과 달리 수소 차량은 수소만 더 넣어주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기 충전소와 달리 수소 충전소는 속도와 안전성 면에서 더욱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수소차의 경우 인프라 비용과 ‘위험하다’는 인식이 걸림돌이 되어 아직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 기준 수소 충전소의 설치 비용은 최대 30억원으로 전기차 충전소보다 최대 50 가까이 높다. 물론 정부 보조금으로 50% 비용으로 가능하다 하더라도, 안전기준에 부합되는 토지를 가지고 있어 세워진 서울 시내의 수소차 충전소가 10곳이라는 사실은 현 주소를 말해준다.
그러나 아이슬란드와 같이 수소 경제에 눈독을 들이는 나라도 존재하며, 국내에서도 수소경제를 실행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단위로 노력을 들이고 있어 이같은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