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스팀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주인공은 넥슨의 자회사 ‘민트로켓’이 개발한 ‘데이브 더 다이버’로, 얼리엑세스 판만 출시된 상황인데도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해 넥슨 게임이라면 ‘확률형 아이템’ 게임의 대표 주자라면서 학을 뗐을 유저들도 변해가는 넥슨의 모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정도다. 지금은 첫 충격 이후 이러한 넥슨 게임 유저들과 스팀 이용자들, 종합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정성어린 퀄리티와 게임성에 찬사를 보내며 애정어린 시선으로 게임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넥슨의 신작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의 얼리엑세스판을 다뤄본다. 이후 정식판이 나와야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겠지만, 현 얼리엑세스 판에서 느껴지는 개인적인 감상을 적어본다.
타이쿤과 어드벤쳐의 적절한 조화
이 게임은 주인공이 데이브를 조작해 낮에는 바닷속 ‘블루홀’에서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고, 밤에는 초밥집 경영을 하면서 가게를 번창시키는 것을 주된 플레이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플레이만 있었다면 게임플레이 자체가 지루해질 것이다. 이 때문에 데이브 더 다이버는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여러 퀘스트를 부과한다. 바다속에서는 물건 등을 회수하거나 거대 생물과의 보스전을 즐기게 되고, 가게 경영에서는 찾아오는 특별한 손님들의 요구에 맞춰 대응을 해주어야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어찌보면 따로 떨어져 있을 것만 같은 각기 다른 요소들이 서로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맞물려 있는 느낌은 전체적으로 콘텐츠가 빈틈없이 짜맞춰져 플레이어에겐 ‘이 게임은 뭔가 할 만한게 많다’는 인상을 준다.
한편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서서히 전개되는 어인족의 스토리는 이 게임이 단순히 현실적인 내용에만 얶매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바닷속 용궁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어인족은 판타지의 영역으로서 스토리에 흥미진진함을 더해준다. 정식판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바다 속에서 유의해야 할 것
주된 활동의 무대인 바닷 속의 채집과 탐험은 사실상 일일 타임어택으로, 플레이어가 주의해야할 점은 산소와 무게다. 산소 게이지는 말 그대로 물 속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으로, 없다고 게임 오버가 되지도 않지만 바닷속에서 채집한 아이템 중 단 하나만을 들고 나올 수 있을 정도로 패널티가 크다. 이 때문에 점점 더 깊은 곳을 탐사하는 중반부터나 보스전에서는 곳곳에 높여진 조개들을 통해 산소를 다시 채울 수 있도록 조치가 되어 있다.
반대로 무게는 많은 재료의 채집을 힘들게 만들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 신중함을 요구하게 된다. ‘일단 채집하면 쓸데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면 안되는 것이, 독이 있는 등의 못먹는 해산물도 많기 때문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게다가 못먹는 해산물은 일일 매출도 줄어들게 만들어 이후 플레이를 힘들게 만드는 주범으로, 바닷속에서 나오기 전 꼭 인벤토리를 확인해볼 것을 추천한다.
게임 속의 미니게임이 계속된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중심은 퀘스트와 바다속 탐험, 경영이 주가 되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플레이어는 수많은 미니게임을 만나게 된다. 거기에 바닷속과 경영으로 계속 화면이 전환되기 때문에 게임 자체를 미니게임의 연속으로 볼 수도 있다.
게임 상에서 플레이어가 가장 쉽게 만나는 미니게임은 경영에 있다. 초기 직원이 없을 경우 플레이어가 직접 손님을 접대하면서 차를 따르고 와사비를 만드는데, 해당 작업이 미니게임으로 이루어진다.
퀘스트에서도 미니게임을 계속 접할 수 있다. 오타쿠인 더프와 관련해서는 과거 넥슨의 게임이었지만 서비스가 종료되었던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일본명: 스트라 스텔라)’의 히로인 레아스를 이용한 ‘레아스런’을 해볼 수 있으며, 어인족의 마을에서는 해마로 경마를 즐길 수도 있다. 이 밖에도 퀘스트가 진행될수록 다양한 미니게임에서 이길 것을 요구하니 플레이어는 이에 숙달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픽 연출 컷씬에서 묻어나오는 장인 정신
데이브 더 다이버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보면 느껴지는 것은 밝은 색감으로 가득한 해변가와 바다, 그리고 도트그래픽이다. 그런데 자세히보면 캐릭터들과 해산물들은 도트그래픽으로, 배경은 3D 그래픽으로 되어 있다. 자칫하면 어색할 수도 있는 조합인데, 게임속에서는 3D배경의 텍스쳐에 도트 그래픽의 스타일과 색감을 그대로 유지해 자연스럽게 잘 녹아들도록 만들었다.
특유의 도트 그래픽이 위력을 발휘하는 장소는 컷씬이다. 요리 강화 시 나오는 셰프의 혼이 묻어나오는 반쵸의 모습, 무기 개발 및 강화에서 나오는 오타쿠 더프의 정성스러운(?) 모습, 마키나 요시에 등 요리를 먹은 특별한 손님들의 리액션 등 MSG성분 듬뿍 가진 다시마 같은 맛으로 ‘다음에는 또 어떤 컷신이 나올까’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요리 재료 도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물고기 그림도 놓칠 수 없는 키 포인트다. 마치 낚시 이후 월척을 자랑하기 위해 뜨는 ‘어탁(물고기 탁본)’을 게임에 적용한 듯한 모습으로, 다음에는 ‘얘를 잡아보자!’ 하는 느낌을 준다. 다만 이러한 어탁 그림을 월척을 잡으면 가게에 장식 그림이라던가 기록을 남겨줄 수 있는 시스템 같은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리즈화 될 수 있을까?
현재 데이브 더 다이버는 정식판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평가로 봐서는 정식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는 것은 능히 예상될 수 있고, 매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이르긴 하지만 오랜만에 국산 힐링게임 중 최상위권의 수작이 나왔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앞으로도 추가될 이야기도 많고, 새로운 시스템 또한 정식판을 통해 새롭게 공개될 수 있기 때문에 정식판이 기다려진다.
넥슨은 데이브 더 다이버 정식판 출시에서 PC만이 아닌 닌텐도 스위치를 통한 출시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지스타 2022에서는 넥슨이 데이버 다이버 닌텐도판의 시연 부스를 중앙에 위치시키면서 PC와는 다른 조작감으로 또다른 호평을 받기도 했다.
다만 정식판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조금 더 기대해보고 싶다. 닌텐도를 통해 출시되었던 수많은 힐링게임들은 흥행을 거듭하면서 정식으로 시리즈화가 되었는데, 데이브 더 다이버 역시 시리즈 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아니면 확장팩 수준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 자체가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다른 지역을 배경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주인공이 꼭 데이브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인물로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가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좋은 의미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