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떼먹은 3만 5천여 해외 불량기업 DB, 무역보험공사만 활용
무역보험공사 480만여 해외 수입자 신용정보 보유
구자근 의원 “수출대금 미결제·사기 방지 차원 정보활용 근거 마련해야"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지난 5년간 해외 수입자에게 수출했으나 받지 못한 대금이 1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금을 납부하지 않는 불량기업 정보를 무역보험공사만 활용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수출대금 미지급을 막기 위해 무역보험공사가 불량기업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개선안이 제기됐다. 

7일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역보험 미가입 거래액은 1646억 200만달러(약 213조 9826억원)에 달하며 단기수출보험 사고율(0.05%)을 적용하면 수출을 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한 무역보험 미가입 미수채권액은 1066억원(8200만 달러)에 달한다.

또한 향후 고환율과 무역경쟁 강화, 공급망 충격 등 무역거래 위험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수채권액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보는 현재 480만개 수입자 신용정보와 수출대금을 결제해 주지 않는 불량기업 3만 5000여사 정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외기업 정보를 수출기업에 제공·공유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어 이러한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무보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무역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수출을 했다가 대금을 받지 못하는 미가입 미수채권액은 2017년 3679억원(2억 8300만 달러), 2018년 3757억원(2억 8900만 달러), 2019년 2002억원(1억 5400만 달러), 2020년 2509억원(1억 9300만 달러), 2021년 1066억원(8200만 달러)으로 지난 5년간 총 1조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보 측은 최근 고환율과 무역경쟁 강화, 전세계적인 공급망 충격 등으로 인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수출을 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하는 사고 미수채권액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해외대금을 받지 못하면 도산·기업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출기업들은 불량수입자 선별과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보력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금융권 또한 매입외환 심사를 위해서는 불량 국외기업 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무보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480만개사의 수입자 신용정보 DB가 축적되어 있으며, 3만 5000개에 달하는 수출대금 미지급 불량기업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자료들은 관세청의 통관정보·사기방지 분석정보, 금융권의 대금결제정보 등 유관기관의 대외거래에 활용가치가 높지만 정보를 외부로 활용할 수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무보는 “그동안 신용정보업 라이센스 취득 노력 중이나 현재는 관련 법률미비로 인해 수출대금 미결제 등 국외기업 정보를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의원은 “무보가 갖고 있는 국외기업 신용정보와 유관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해 기업들에게 제공한다면 수출대금미결제 및 무역사기를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며 “무보의 국외기업 신용정보, 은행권의 수출거래 정보, 관세청의 수출통관 및 사기방지 분석정보를 결합·공유하여 활용할 수 있는 국가적인 위험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법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역보험활용률을 통해 수출中企의 미가입 대외채권 현황 [자료=구자근 의원실]
무역보험활용률을 통해 수출中企의 미가입 대외채권 현황 [자료=구자근 의원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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