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동화 속도 늘자 車 전장 ‘눈독’
840조원 시장 AI·5G·IoT 등 첨단 기술 필요

강남 무역센터 전기차 급속충전소.  [사진=연합뉴스]
강남 무역센터 전기차 급속충전소.  [사진=연합뉴스]

가전과 전자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이 새 먹거리로 전기차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두 회사를 총괄하는 총수들은 전장사업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6년 하만을 인수했으며, 이어 2018년 미래 유망사업에 전장을 포함시키며 육성에 나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취임 직후 ZKW를 전격 인수하며 전장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3조원에서 2년 내 3배 이상 확대되고, 2028년에는 84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차량에 쓰이는 전기 장치나 시스템을 의미하는 전장 사업 시장 역시 급속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근 이어진 국내 기업들의 전기차 관련 영역 확장은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반영된 것이 확인됐다.

28일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전기차 시장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BEV(배터리 전기차)와 PHEV(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10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2014년 전기차 판매량은 5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다가 2017년에 최초로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어 2018년에는 200만대를 돌파했고 현재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시장 보고서를 살펴봐도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규모는 409만 30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의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26.8%로, 현재까지의 성장 추세가 유지된다면 2030년의 전기차 시장규모는 약 3475만 6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계열사 핵심 제품군들을 탄탄한 우군 삼아 사업 영역을 급속하게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6월 동일 크기 기준 세계 최고 용량 MLCC를 개발, 전기차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들어가는 전장용 MLCC 2종을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MLCC를 비롯해 카메라 모듈까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리지드 OLED로 전장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리지드 OLED는 단단한 유리 기판을 사용한 OLED로 잘 휘지 않는 물성이 특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에 전자식 사이드미러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기도 했다.

삼성SDI도 천안공장에 4680 배터리 시험생산 라인 증설을 추진하는 등 배터리 제품군 다양화에 나섰다. 4680 배터리는 테슬라 전기차에 주로 사용된다. 이같은 행보는 이재용 부회장의 유럽 출장 이후 다소 소극적이었던 투자 움직임에도 가속도가 붙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일찌감치 전장을 미래 주요 사업으로 낙점하고 전방위 확장에 나섰다. LG는 향후 5년간 총 21조원을 신사업에 투입하는데 전장도 포함했다. 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전장사업을 꼽으면서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그나를 품은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는 VS본부와 2018년 인수한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 LG전자가 VS부문 연구개발 및 신모델개발 투자에 투입하는 금액은 6881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50.8% 증가하는 등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또 LG전자는 최근 전자제어장치(ECU),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통신모듈 등을 주요 완성차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차량용 플라스틱 OLED를 생산해 납품 중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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