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방송하는 중국인 모습 간간이 보여
내국인 고객 확보 위한 고객 락인 전략 펼쳐

[사진=심영범 기자]

“나아지고 있지만 갈 길은 멉니다. 하지만 그대로 있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가 취재 도중 기자에게 해준 말이다. 지난 2년 6개월 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면세점 업계가 코로나19가 엔데믹 체제로 접어들고 점차 하늘길이 열리며 기지개를 펴려고 하고 있다.

주요 면세점에 동남아 관광객들이 잇따라 방문하고 내국인 소비자들의 발길도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

기자는 2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 본점을 방문해 현장을 돌아보며 분위기를 살펴봤다.

샤넬, 구찌 등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8층은 다소 한산했다. 평일 오후 시간임을 감안해도 명품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시계와 주얼리 등의 매장이 입점해 있는 9층도 8층과 비슷한 풍경이었다. 간간히 지나가는 소비자들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더불어 입국 시 격리해제 조치 이후 내국인 방문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봉쇄가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여서 걱정이 된다. 앞서 사드 배치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신했던 따이궁(보따리상)의 수도 줄어들었다”면서 “그래도 올해 3월부터 동남아 단체 관광객이 오기 시작하고 있어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층 파사드 구역 [사진=심영범 기자]

8, 9층보다는 활발함이 느껴졌던 10층

전체적으로 화장품 및 뷰티 매장이 집결돼 있는 10층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소비자들을 볼 수 있었다. 내국인 소비자 뿐만 아니라 매장을 기웃기웃하는 외국인 소비자들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현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사실 코로나19가 한참 기승을 부렸던 시기에도 라이브 방송을 하는 중국인들은 있었다”면서 “근래 들어 그 수가 늘어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6일 신세계면세점 본점에는 약 40여명의 태국인 단체관광객이 방문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태국인 관광객들은 10층에서 젠틀몬스터, 설화수 브랜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관계자는 “태국인 관광객들이 오자마자 젠틀몬스터 매장의 위치부터 물었다”면서 “화장품과 향수는 면세점의 핵심이다. 특히 향수의 경우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품목이라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립스틱 브랜드인 크리스찬 루부탱의 경우 과거 세계최초로 입점시킨 바 있다. 화장품은 패션과 같아서 유행의 변화가 빠르므로 이에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10층 곳곳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에는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그리고 한쪽에 위치한 미디어 파사드에는 주말에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제작한 한국 문화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8층처럼 조용했던 11, 12층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이동한 11층과 12층은 10층에 비해 방문객들을 보기 어려웠다. 지난 2년간 문을 닫았던 전자, 캐릭터 등의 매장이 위치해 있었다.

11층에는 ‘더뷰티라이브’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은 공석이었으나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간혹 라이브방송이 펼쳐진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일부 매장은 아직 준비 중이다. 현재 내국인 고객 확보를 위해 고객 락인(lock in)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소비자가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 등에 방문해 회원 유치 및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뷰티와 패션 등 대규모 MD개편을 실시하는 등 면세점 분위기를 활발하게 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중국의 경우 자국의 하이난 면세점을 밀어주고 있으나 신뢰도와 MD들의 역량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우수하다. 중국 봉쇄령이 풀린 이후의 상황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면세점의 올해 4~6월까지 내국인 매출은 지난 1월~3월 대비 164% 늘었다. 특히 온라인,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6월 인천공항 매출은 2019년 대비 20%까지 회복된 상태다.

10층에 전시된 예술 작품 [사진=심영범 기자]

소비자경제신문 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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