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주택 구입이라면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실효성에는 의문 부호가 따라 붙고 있다.
31일 윤석열 정부가 전날 발표한 민생안정대책에 따르면,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지역 주택가액별로 60~70% 적용되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가 80%까지 완화된다.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에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는 LTV를 80%까지 상향하고, 생애 첫 주택구매 가구가 아닌 경우 LTV 상한을 지역과 관계없이 70%로 단일화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중 생애 첫 주택구매에 대해서만 대출 규제 완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권 LTV는 지역과 주택가격 등에 따라 20~70% 수준이며 수도권 규제 지역은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또 주택가격이 15억원을 넘어서는 경우엔 담보대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난 2020년 전 정부는 2·20 부동산대책을 통해 수도권 조정지역에 대한 대출 규제를 집값 9억원 이하는 50%, 집값 9억원 초과 주택은 LTV를 30%로 제한한 바 있다.
DSR 규제· 급격한 금리 상승에 실효성에 의문 부호
DSR을 풀어주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LTV 확대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연간 원리금 상한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게 제한한 DSR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것.
DSR은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연봉이 높을 수록 유리한 구조’이며 현재 총대출액이 2억원 이상인 차주들에 DSR 40%가 적용되고 있다. 때문에 DSR을 손보지 않으면 LTV 상향의 효과가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도 생애 첫 주택구입을 멀어지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 금리는 1.75%로 지난 해 8월부터 0.25%씩 5차례에 걸쳐 상승했다.
이에 더해 한국은행은 물가안정 등의 이유로 올해 연말까지 세차례 더 금리상승을 예고해 예상되는 기준 금리는 2.50%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이 연 3.55~5.25%, 고정형이 연 4.11~6.39%(26일 기준)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올해 연말 실제로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르면 주담대 상단은 7%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DSR 산정 시 미래소득 반영
대출 신청일 기준 무주택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시 만기 10년 이상의 비거치식 분할 상환 대출을 적용하고 기존의 연령대별 급여 산정에서 평균 소득 증가율 산정으로 바꿔 미래 소득이 상향 조정된다.
이와 관련 앞으로는 20~24세의 경우도 대출 만기를 10~14년, 15~19년, 20년 이상으로 나눠 평균 소득증가율을 산출한 뒤 최근 연도 소득에 반영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대출 가능액이 늘어날 수 있도록 했다.
안심 전환 대출 등을 통해 이자 부담도 완화된다. 정부는 고금리·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고정 금리로 바꾸기 위해 20조원 규모의 서민 안심전환 대출을 준비 중이다.
서민 안심전환 대출에 따르면 소득 7000만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금리 인하 폭은 최대 30bp(1bp=0.01%포인트)다. 가구당 대출 한도는 2억 5000만원이다.
아울러 취준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저금리 소액 대출 규모도 늘렸다. 만 34세 이하 대학생 또는 중소기업 재직 1년 이하의 사회 초년생 등이 대상으로 1인당 1200만원 한도로 3.6~4.5% 금리에 대출해준다. 학자금 대출도 저금리로 동결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