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5% 되면 코로나 때보다 차주당 1년 이자 131만 늘어나는 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6일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p) 올리면서 작년 8월 이후 최근 약 9개월 기준금리가 0.5%에서 1.75%로 1.25%포인트나 뛰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6일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p) 올리면서 작년 8월 이후 최근 약 9개월 기준금리가 0.5%에서 1.75%로 1.25%포인트나 뛰었다. [사진=연합뉴스]

#. 서울시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이모(37)씨는 이른바 영끌족이다. 코로나19로 시중 유동자금을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까지 낮췄을 당시 지인들의 아파트 가격 상승 조언에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장만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는 했지만 실거주용이고 최근 금리가 잇따라 인상되면서 매월 상환 금액이 크게 늘어났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지난 26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p 인상했다. 지난 8월 0.25% 인상 이후 같은 수치로 다섯번째 인상이다. 

고물가 등으로 한은이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들의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물가 위험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개월 간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 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5%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경제성장률은 3.0%에서 2.7%로 낮춰 전망했다. 또 현재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5% 이상으로 유지되고 내년 초에도 4%, 3%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총재는 “(경기보다) 물가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 우려보다는 물가 상방 압력을 걱정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추세를 보면 물가 상승률의 정점이 올해 상반기보다는 중반기 이후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유가가 내려간다고 해도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고 곡물 가격은 한번 오르면 상당 기간 지속된다”며 재차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기준금리 0.25% 오를 때마다 가계 이자 부담액 3조 넘게 올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동일하게 오른다고 가정하면 0.25% 오를 때마다 가계의 추가 이자부담액은 3조 3739억원 규모로 올라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 금리를 0.25%씩 모두 5차례 올린 이후 연간 16조 8695억원의 이자 부담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상환 부담은 16만 4000원씩 늘어난다. 올 연말 2.5%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자 부담은 현재 이자에서 추가로 50만원이 넘게 늘어나게 된다. 

또 기준금리가 0.50%까지 떨어졌던 지난 2020년 5월과 비교하면 1년에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131만 2000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저소득층 및 영세 자영업자, 빚투족, 영끌족들에게서 곡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 부담이 3조, 기업 부담은 2조 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위험엔 정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취약 계층 이자 부담과 관련해서는 “높아진 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는 것이 목표지만 그 부분도 걱정”이라며 “정부의 다른 여러 정책 방안과 공조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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