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 도모
수원 도심의 새로운 발전과 미래가치 창출
리모델링 기본계획엔 전담조직 필요성 강조

(왼쪽부터) 김도경 조합장, 이세나 조합장, 원아영 조합장 [사진=오아름 기자]
(왼쪽부터) 김도경 조합장, 이세나 조합장, 원아영 조합장 [사진=오아름 기자]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으로 노선을 명확하게 정한 단지들이 잇따라 설립되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과 달리 안전진단 결과가 높은 등급을 받아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C등급 이상이 나오면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며, 수직증축 방식을 추진하려면 B등급 이상이 나와야 한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조합설립인가 완료 및 조합창립총회 예정 단지 포함)는 2019년 12월 말 37곳(2만 3935가구)에서 지난해 12월 말 54곳(4만 551가구)로 늘었다고 한다. 추진위원회 단계에 있는 단지들이 본격적인 조합을 설립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는 추진 단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사업은 대형 건설사들의 주요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더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도 수원시에는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수원시는 오는 2025년 기준으로 리모델링 대상 단지를 449곳으로 추산했다. 그 중 93개 단지 총 8만 2155가구에서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수원시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총 15개 단지다. ▲매탄동남아파트(1989) ▲민영6단지(신성·신안·쌍용·진흥, 1997) ▲벽적골민영8단지(두산·우성·한신, 1997) ▲삼성태영아파트(1997) ▲삼천리2차아파트(1996) ▲신나무실주공5단지(1997) ▲신명동보아파트(1997) ▲벽적골주공8단지(1997) 등 8개 단지는 조합설립인가를 마쳤다. ▲동수원LG자이1차아파트(2001) ▲대우동신아파트(1998) ▲벽산풍림아파트(1997) ▲신명한국아파트(1997) ▲원천레이크파크아파트(1999) ▲청명마을주공4단지(1997) ▲화서주공3·4·5단지(1997) 등 7개 단지는 추진위를 구성하고 조합 설립을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 

그 중에서도 ▲신명동보아파트 이세나 조합장 ▲벽적골민영8단지(두산·우성·한신) 김도경 조합장 ▲삼천리2차아파트 원아영 조합장을 만나봤다. 


Q. 각 조합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A. (이세나 조합장) 신명동보는 영통구 봉영로1517번길 76(영통동 968번지) 일대 3만8944.6㎡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20층의 공동주택 8개동 총 836가구 규모의 단지다. 용적률은 219.74%로 높은 편이지만 모든 가구가 전용면적 84㎡의 단일 평형으로 구성돼 리모델링 추진에 용이하다. 단지는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용적률을 299.61%로 높여 지하 3층, 지상 21층의 공동주택 8개동 총 961가구로 125가구를 증가시킬 수 있게 됐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A. (원아영 조합장) 삼천리2차는 수원시 권선동 1238번지 일대에 위치한 아파트로, 지난 1996년준공해 25년 차를 맞은 단지다. 기존 지하 3층~ 지상 12층 546가구 규모에서 수평 및 별동 증축을 통해 지하 6층~ 지상 13층(증축동은 20층) 627가구로 새롭게 태어난다. 리모델링을 통해 늘어나는 81세대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시공사는 롯데건설이다.

A. (김도경 조합장) 두산·우성·한신아파트는 수원시 영통구 영통로 232 일대로 대지면적이 6만 3229.6㎡이다. 이곳에 용적률 312.33%를 적용한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지하 3층~지상20층 높이의 아파트 1956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현재는 1842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즉, 리모델링으로 114가구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삼천리2차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삼천리2차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Q. 세 조합장 모두 여자다. 조합장으로 나서기까지 힘들지는 않았는 지? 


A. 여자라고 딱히 힘든 점은 없다. 조합원들과 문제가 있다면 소통으로 풀어나가면 된다.  아파트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불편한 점을 많이 알게 되고, 몸소 느끼게 됐다. 남자 조합장들은 사업성을 많이 따진다면, 여자 조합장은 세심함과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어려운 점을 바로 캐치한다는 세련된 눈썰미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재건축&재개발보다 리모델링의 장점은? 


A. (이세나 조합장) 재건축보다 사업 규모나 주거환경 개선 효과가 작은 대신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또 안전진단에서 D나 E등급을 받아야 승인받을 수 있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안전진단 B등급을 맞아도 추진할 수 있다. 리모델링은 노후도 기준도 준공 후 15년으로 재건축(준공 후 30년)보다 짧다. 재건축 부담금은 안내는 만큼 사업성 부담도 덜하다.

A. (김도경 조합장) 또 리모델링은 자원 낭비를 줄인다. 재활용을 극대화한 친환경사업이자, 최고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저감 건축물 정책 추진에도 부합한다. 기존 건물의 유지 보수 시장은 리모델링으로 대표되기에 사업 활성화를 통해 설계, 시공, 건자제 공사 관련 업종과 부동산 컨설팅 등의 연관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A. (원아영 조합장) 엘리베이터, 배관 설비 등 노후화와 주차장 부족으로 주민들이 실생활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리모델링으로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고, 증축을 통해 넓은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다. 기존 단지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도서관과 커피숍, 사우나, 헬스장 등 각종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서면서 여가생활도 즐길 수 있다.


Q. 조합원들과의 소통은 어떤지?


A. 아무래도 자식을 키우는 같은 엄마로서, 한 아파트에 함께 살고 있는 구성원이다 보니 소통은 잘되는 편이다. 그리고 조합장이기 전에 우리도 조합원이다. 조합원들이 느끼고 있는 불편함을 우리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처럼 편안하면서도 일처리에 있어서는 카리스마 있는 조합장이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신명동보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신명동보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Q. 시공사를 선정할 때 가장 우선으로 보는 사안은?


A. (이세나 조합장)  신명동보는 첫째, 주민들 선호도 브랜드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아무리 좋은 시공사가 들어와도 조합원들이 원하지 않으면 하나마나한 사업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시공사가 얼마나 조합원들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지를 중점으로 뒀다.   

A. (원아영 조합장) 현재 아파트 이름만 들어도 오래된 곳이라고 인식이 되기 때문에 1군 건설사 위주의 브랜드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 곳, 커뮤니티 시설도 중점적으로 봤다. 그리고 신용도 또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A. (김도경 조합장) 우리는 아직 시공사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너무 부담되지 않는 공사비, 그리고 조합원들에게 많은 걸 베풀어줄 수 있는 시공사, 이 두가지가 최우선이었다. 


Q. 리모델링 조합장으로 일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A. (원아영 조합장) 조합장을 하면서 조합원들과 힘든 점이 없다면 믿겠는가? 수원시만 잘한다면 모든 게 완벽할 것 같다. 수원시는 현재 행정 지원을 위한 제반 마련이 다소 미흡하다. 시는 이미 지난 2016년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경기도에서 사업 추진이 활성화되고 있는 지자체 중 한 곳으로 손꼽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전진단 비용 지원 및 기금조성을 위한 조례도 제정하지 않았다. 관내 리모델링사업 추진 사례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반면, 관련 부서 담당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A. (이세나 조합장) 그리고 현재 수원시는 리모델링의 각종 행정을 주무관 1인에게 배정·처리하고 있다. 그래서 일처리가 매우 느리다. 수원시는 지난 2016년 ‘수원시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통해 주택법 제75조에 따른 리모델링 지원센터 설치운영의 근거와 업무 분담 및 전문성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명시했다. 타 지자체의 사례로 볼 때 전담조직이 없다면 전문성 결여 및 업무 과중 때문에 리모델링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다. 

A. (김도경 조합장) 안양시를 비롯한 타 지자체들은 리모델링 지원팀을 별도로 운영하며 관련 행정을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타 지자체들은 또 업무를 총괄할 지원팀장을 비롯해 3~5명으로 구성된 전담조직을 별도로 구성하고 있다. 수원시는 기본계획을 수립한 지 5년이 넘도록 리모델링 지원센터는 물론, 전담조직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 


Q. 수원시에게 바라는 점은? 


A.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인원을 많이 늘려줬으면 한다. 수원시에 적극적인 리모델링 지원을 촉구한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벽적골민영8단지(두산·우성·한신) 아파트 [사진=오아름 기자]
벽적골민영8단지(두산·우성·한신) 아파트 [사진=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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