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200만 시대 도래…암 요인 30% 식생활 원인
“식품에 암 예방 정보 전무한 실정…선도적 정책 필요”

아이쿱생협연합회 김정희 회장 [사진=아이쿱생협연합회]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이하 아이쿱생협)은 1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식품에 암 예방을 위한 정보표기’를 요구하는 성명과 함께 200만 서명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성명에는 ▲‘어떤 식품이 암 예방에 좋은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지’ 정부가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소비 환경 조성에 앞장설 것 ▲현행 건강 증진법과 암 관리법 취지에 맞게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정보 표기가 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김정희 아이쿱생협 회장은 “아이쿱생협은 암 요인의 30%가 ‘식생활’임에도 식품에 암 예방을 위한 표기가 없다는 점을 계속 지적해 왔다. 암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현재 200만명 수준에 달하며, 암은 여전히 사망원인 부동의 1위이다"라고 운을 뗐다.

또한 “국민이 평생 암에 걸릴 확률은 37.9%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쿱생협은 지난 2006년부터 꾸준히 전개해 온 보건복지부의 암예방 캠페인을 적극 지지하며, 이제 더 많은 기관의 참여와 정책 개선이 이뤄지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006년부터 암 예방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암 예방 수칙’을 통해 국민들에게 충분한 채소 과일의 섭취와 균형잡힌 식단 등이 암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정보를 알려왔다.

암 예방 효과가 있는 식품 성분으로 채소·과일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항산화영양소와 파이토케미컬(식물생리활성물질) 및 식이섬유를 꼽는 등 자세한 내용을 담았다. 이러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채소, 과일 섭취량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암 예방을 위한 식품표시 퍼포먼스 [사진=아이쿱생협연합회]

이번 행사의 공동 주최 측인 의료사협의 고태경 경기 의료사협 이사장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발생 요인인 술, 담배에 표시된 경고 그림이 흡연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암 요인의 30%를 차지하는 음식에는 암 예방을 위해 어떤 음식을 먹고 피해야 하는지를 알리는 정보가 전무하다”고 밝혔다.

이어 “식품에 암 예방 성분인 항산화영양소, 파이토케미컬 및 식이섬유에 대한 표시가 금지되거나 제약받는 건 국민의 건강증진과 멀어지는 길이다. 암 예방을 위해 채소·과일 포장에는 충분한 섭취 권장, 육가공류 등 유해 식품 포장엔 경고를 표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이쿱생협은 채소·과일의 효능, 육류의 발암 위험성 등 암 예방 식습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들이 소비자에게 잘 보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식품 표시법에 따르면 가장 눈에 잘 띄는 식품 포장재에 이러한 정보를 담을 수 없다. 국민 건강증진과 암 관리를 위한 노력과 반대로 어떤 식품에 항암 성분이 많은지 효과적으로 알리는 길은 막힌 셈이다.

허종식 국회의원은 “병에 걸리고 나서야 관리에 힘써보겠다는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미리 생활 속에서 암을 예방하는 선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암 진단을 받았던 이경혜 아이쿱생협 조합원은 “음식을 고를 때부터 암 예방에 관한 정보가 식품에 표시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일상에서 쉽게 알고 선택하도록 하면 암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이쿱생협에 따르면 암 예방 200만 서명 캠페인은 이번 성명서 발표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진행되며, 전국의 아이쿱생협, 의료생협 외에도 뜻을 함께하는 기관과 단체, 유명인사들의 참여도 가능하다.

서명 참여는 누리집 ‘자연드림’을 통해 진행되며, 캠페인은 모든 식품에 암 예방, 유발 정보 표기가 가능해지는 시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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