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새 먹거리로 떠오른 강자…기업들 앞다퉈 개발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 총 4가지 
현실·가상 경계 허무는 미래 상징…하지만 미래는?

금융사의 디지털 대향연 ‘2022 서울머니쇼’가 이달 열린다. 올해 머니쇼는 말 그대로 돈되는 금융기술, 이른바 ‘디지털 머니’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은행, 증권, 보험사들은 물론 코로나 팬데믹으로 확장된 디지털 투자의 총아인 디지털 자산업체도 대거 참가한다. 금융소비자에게 돈되는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감별법을 메타버스(metaverse)를 통해 소개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금융소비자들의 마음이 설레고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 NFT, 메타버스로 이어지는 초현실적 정보기술이 우리생활 깊숙이 들어와있다. 우리는 이제 가상공간에서 화폐를 생성하고, 가지고 싶은 물건을 사고 팔 수 있으며 나만의 아바타를 생성해 공간 이동도 할 수 있다. 정보기술(IT)이 금융과 연결되고, 블록체인이라는 라인을 타고 전세계 어디서든, 그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린 셈이다. 

소비자경제는 ‘ICT&트렌드’를 섹션을 통해 비트코인, NFT, 메타버스의 생성기부터 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미래사회를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조명해보고자 한다. 

 

안랩의 메타버스 세계, 안랩 월드 [사진=안랩]
안랩의 메타버스 세계, 안랩 월드 [사진=안랩]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Metaverse)’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36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삼성, 카카오, 현대차 등의 기업들도 메타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하기 위해 경쟁력으로 도입하고 있다. 도대체 메타버스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을까? 이에 메타버스의 개념, 현황과 미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메타버스가 뭔데?

메타버스란 가상과,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단지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5G 상용화와 2020년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즉 5G 상용화와 함께 가상현실·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고,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온라인 추세가 확산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메타버스 제작·구현 플랫폼의 활용 영역이 전 산업으로 확대 중이며, 이에 따라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태디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307억 달러(약 34조 1077억원)에서 2024년 약 2969억 달러(약 329조 8559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영역이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 산업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팬데믹으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메타버스를 발전시키는데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다. 기술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사실 메타버스의 비슷한 움직임은 벌써 2000년대 초반에 ‘세컨드 라이프’에서 시도된 적이 있다. 

메타버스에서는 현실과 가상의 결합이 현실 세계가 되어 그 안에서 상호작용하고 활동할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 때 당시 조 바이든 후보자는 닌텐도 ‘동물의 숲’ 가상 현실 게임 안에서 선거 캠패인을 했고, 유권자들은 가상현실 안경을 낀 채 유세 현장에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안에서 ‘다이너마이트’를 실제 콘서트 현장처럼 발표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추세가 계속되면서 입학식을 메타버스 환경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듯 메타버스는 가상현실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주로 게임, SNS 등의 서비스 플랫폼에서 특정 설정환경과 아바타를 보다 정교하게 구현해 메타버스 내의 아바타가 상호 교류를 하고 쇼핑도 하며 현실처럼 활동한다.  

메타버스 채용박람회 현장 전경 [사진=게임빌-컴투스 그룹]
메타버스 채용박람회 현장 전경 [사진=게임빌-컴투스 그룹]

메타버스의 종류

메타버스는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우선 증강현실은 현실 공산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 등이 겹쳐져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말한다.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게임 ‘포켓몬 고’가 대표적이다. 포켓몬 고는 스마트 앱을 이용해 현실공간에 가상의 이미지인 포켓몬이 나타나면 사냥하는 게임으로, 대표적인 증강현실 사례다. 또 유럽의 항공시 제조사 에어버스에서는 ‘미라’라는 증강현실 시스템을 도입해 항공기의 연구·개발·생산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3차원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3주나 걸리던 브래킷 검사 기간을 단 3일로 단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메타버스가 제조업에 가져올 효율성의 혁신을 증명하고 있다.

두 번째로 라이프로깅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과 정보를 직접 또는 기기를 통해 기록하고, 가상의 공간에 재현·공유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그 예로 우리가 일상처럼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나 나이키 ‘런클럽’처럼 러닝거리, 심박수 등 건강정보를 기록·공유하는 앱 등이 라이프로깅 분야에 포함된다.

세 번째 거울세계는 실제 세계를 그대로 투영하되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세계를 말한다. 3D 지도 서비스인 구글어스가 대표적인 거울사례로 꼽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곳곳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세계를 통해 위치 정보와 지형, 건물의 모습은 물론 맛집 정보나 사용자의 평가까지 알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여행을 계획하며 한 번쯤 찾아봤던 ‘에어비앤비’다. 에어비엔비는 이용가격, 위치 뿐 아니라 내부구조, 숙박 시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가전제품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상세계다. 가상세계는 말 그대로 사이버 공간을 의미한다. 실제 세계를 확장시켜 유사하거나 새롭게 창조된 세계로 다중 접속을 지원하는 온라인 게임 대부분이 여기에해당된다. 2006년 출시된 로블록스가 대표적인 가상세계 플랫폼이다. 또 에픽게임즈에서 출시한 온라인 비디오 게임 ‘포트나이트’. 대표적인 슈팅게임으로 자리 잡은 이 게임에서 전투 없이 다양한 소통을 이어가는 ‘파티로얄’모드는 메타버스 요소가 두드러진 서비스다. 미국의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콧이 파티로얄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가상 콘서트를 열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통신업계는 메타버스 홀릭

국내 이동통신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에 열린 MWC2022에서 메타버스 활용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국내에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올해 전 세계 80개국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통신회사 중 메타버스를 제대로 하는 회사는 SK텔레콤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MWC에서도 메타버스 분야에서 협력하자는 미팅 콜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인류가 추구하는 새로운 영역에는 우주, 해저, 가상세계 등 3가지가 있다”며 “인류가 가고자 하는 꿈과 일치하기 때문에 메타버스는 성공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를 당장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이끄는 윤경림 사장은 3월 1일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다양한 시험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한편 다른 유수의 콘텐츠 회사들과 제휴를 강화하고 K뱅크 등을 활용해 메타버스 안에서 가상거래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메타버스에 아주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확장현실(XR) 콘텐츠가 메타버스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라고 기대했다. 황 대표는 “메타버스가 대세인 것은 맞지만 큰 플랫폼부터 제시하기보다는 메타버스 개념을 집어넣었을 때 더 좋은 가치가 나오는 서비스를 먼저 내는 게 전략 방향”이라고 말했다.

통신3사 외에 삼성전자도 메타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에서 DX(Device Experience) 부문을 총괄하는 한종희 부회장은 MWC 전시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종희 부회장은 “메타버스가 요즘의 화두”라며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에 대해서는 “제품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사진=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변화 그리고 미래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는 형태적으로 보면 게임과 비슷할 수 있다. 게임과 메타버스는 완전히 다르다.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공연, 기업의 발표, 교육의 문제, 인공지능과 결합해 사람들을 케어한다든지 등 현실과 굉장히 많이 맞닿아 있다. 시각이 그동안 배제되어 있어서 이미지라든지 동영상 일부로만 커버되었던 인터넷이 평범한 일상까지도 커버할 수 있는 서비스가 구현됐다면, 우리의 일상은 얼마나 더 풍부해질 것인지 기대된다. 

앞으로 메타버스의 발전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메타버스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눈에 보이는 것들만 구현했을 경우에는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지 않는 데다, 어쩌면 더 번거로운 일들이 메타버스로 옮겨오는 메타버스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메타버스 체제도 서비스를 하나만 제공해서는 안되고, 여러 다른 서비스와 연결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과정은 사람들의 경험치라고 생각된다. 

아울러 사이버 도박, 사기, 가상화폐 현금화에 따른 불법 거래 등 메타버스 내에서 이뤄지는 불법 행위와 법질서 위반에 대해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 또 가상 세계에 대한 중독성 심화로 일상생활이 황폐화되는 역기능 사례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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