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힙입어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대기업으로 지정됐다.
두나무 대기업 지정은 가상자산 거래 주력집단 중 최초다. 두나무는 자산총액 약 10조 8225억원, 고객예치금 약 5조 8120억원의 규모로 최근 급성장했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76개(소속회사 2886개) 기업집단을 내달 1일자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신규로 지정된 회사는 두나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오케이금융그룹, 신영, 농심 등이고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금융, 대우건설 등은 지정에서 제외됐다.
공정위는 또 같은날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7개 집단(소속회사 2108개)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중흥건설, 에이치엠엠, 태영, 오씨아이, 두나무, 세아, 한국타이어, 이랜드 등이 포함됐고 한국투자금융이 제외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금지, 대규모내부거래 의결 및 공시, 비상장회사 중요사항 및 기업집단 현황 공시, 공익법인 이사회 의결 및 공시 등이 적용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는 그 외에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추가 적용된다.
SK와 현대자동차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바뀌면서 상위 5개 기업집단 내 순위가 2010년 이후 최초로 바뀌었다. 반도체 매출 증가, 물적 분할에 따른 신규 설립, 석유사업 성장 등에 따라 에스케이가 최초로 자산총액 기준 2위가 됐다.
해운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해운 주력집단들이 급성장했다. 에이치엠엠의 자산총액이 작년 한 해 동안 크게 증가(8.8조원→17.8조)해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20단계 이상 급등(48위→25위) 했다.
SM(10.5조원→13.7조원)과 장금상선(6.3조원→9.3조원)의 자산 총액도 증가했다.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건설 주력집단들의 성장세도 이어졌다. 중흥건설은 자산총액이 2배 이상 (9.2조원→20.3조원) 증가함과 동시에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20단계 이상 상승(47위→20위) 했다. 호반건설도 자산총액이 약 30% 증가했다.
아울러 카카오, 네이버 등 IT 주력집단들은 대부분 작년 대비 자산총액과 순위가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동일인(총수) 사망에 따라 엘에스(구자홍→구자은), 넥슨(김정주→유정현)으로 변경됐다.
넥슨은 지난달 창업주인 김정주 NXC 이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아내 유정현 NXC 감사가 새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유 감사가 넥슨 창립 및 회사 경영에 관여한 점, 최상위 회사인 ㈜NXC의 등기임원 중 유일한 출자자인 점, 개인 최다출자자(29.43% 보유 중이며 자녀 지분까지 합하면 30.79% 수준)인 점 등이 고려됐다.
LS는 지난 2월 초대회장을 지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의 사촌 동생인 구자은 회장이 새 동일인이 됐다. 구자은 회장이 최상위 회사인 ㈜LS의 개인 최대 출자자(3.63%)인 점과 올해 1월 1일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점 등이 고려됐다.
쿠팡은 미국 국적인 김범석 의장이 총수 지정을 피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현장조사 진행, 김 의장 개인의 지분 변동, 개인회사 소유 현황 등을 분석했지만 지난해와 사정 변경이 없다고 보고 쿠팡㈜를 동일인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