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 계열사 통합앱 모니모 개인정보유출 등 몸살
모니모 홍보에 임직원 동원됐다는 의혹 불거져
계열사 관계자들 “실적 반영 등 직원 동원 사실 아니다”

삼성 서초 사옥[사진=연합뉴스]
삼성 서초 사옥[사진=연합뉴스]

23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삼성 금융사들이 빅테크 플랫폼의 대항마로 내놓은 통합앱 ‘모니모’가 말썽이다. 수백명의 삼성증권[016360] 계좌정보가 노출되는가 하면 어플 홍보에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삼성 금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모니모 앱에서 삼성증권 서비스를 선택한 이용자에게 타인의 정보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니모 앱에 가입한 삼성증권 일부 고객의 계좌번호, 잔고, 수익률 등이 특정 고객에게 노출되는 오류가 확인된 것.

모니모는 하나의 계정으로 삼성생명, 증권, 카드, 화재, 자산운용 등 삼성금융 계열사의 거래 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각 사가 제공하는 대표 금융상품도 모니모에서 조회 후 가입이 가능하며 계좌통합관리, 간편송금, 신용관리, 환전 및 부동산·자동차 시세조회 등 종합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들이 플랫폼을 무기로 금융권에 뛰어든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의 야심작으로 조명받고 있다.

삼성 금융사 통합 앱 모니모 로고
삼성 금융사 통합 앱 모니모 로고

삼성증권은 사고 발생 다음날 오류를 발견하고 노출된 정보를 차단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점검한 결과 유출 피해자는 344명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은 삼성증권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 때문으로 파악됐다. 

삼성증권 측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서 “관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소중한 개인 정보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모든 임직원은 이번 오류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어플 홍보 및 가입에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한 언론은 삼성금융 계열사들이 직원들에게 모니모 가입 URL을 배포하고 적극 홍보 활동에 나설 것을 당부하는 한편 실적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에서 직원들에게 배부한 링크를 통해 모니모를 설치하면 추천인을 따로 넣지 않아도 해당 직원의 실적으로 반영해 최대한 많은 지인을 가입시키라는 특명이 내려졌다는 취지다.

삼성금융 계열사 관계자들 “실적 반영 보도 사실과 달라”

이와 관련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계열사 마다 다를 것 같기는 한데 모니모를 연결할 수 있는 URL을 보내왔다. 임직원들 먼저 사용해 보고 지인들에게도 소개하라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이어 “실적을 반영할 리가 없다. 새로 만들어 지는 것에 대해서 사용해 보라고는 할 수 있지만 평가에 반영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5000원을 준다거나 실적에 반영된다는 등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URL이 온 적도 없으며 모니모를 가입하라고 권유를 받은 적도 없다. 업무 상의 이유로 모니모 어플을 다운로드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등 디지털 금융 사고 빈번

한편, 최근들어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20일 국민카드 어플을 통해 로그인 한 고객에게 타인 계정의 결제예정금액, 할부내역, 이용대금 내역까지 모두 노출이 됐다. 

신한카드에서도 이달 초 가입자의 명의가 도용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일부터 중순까지 신한카드 고객 30여명에 대해 본인이 이용하지 않은 내역에 대한 결제가 이뤄졌고 피해 규모는 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 “사고 발생 경위를 파악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경우 신속히 배상토록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시스템을 즉시 개선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모바일 기반의 금융플랫폼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테스트 및 제삼자에 의한 검증 절차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중대한 법규위반 행위가 확인된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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