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해제로 내국인 매출 늘었지만 비중 낮아
중국 봉쇄령으로 보따리상 매출 사라져 고민
6월까지 적용되는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도 걱정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조치 해제 이후 해외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아직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내국인 매출은 증가했으나 중국의 일부 도시가 봉쇄되며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의 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매한도 효과도 크지 않아 장밋빛 전망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12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며 면세점 업체들의 내국인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내국인 매출은 2주 간 대비 롯데면세점 50%, 신세계면세점 41%, 현대백화점면세점은 49.7% 늘었다.
반면 내·외국인을 합한 전체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업계 매출은 2019년 24조8586억원에서 2020년 15조5052억원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5000달러(약 600만원)였던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도 폐지했다. 이에 따라 현재 면세점 업계는 손님맞이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하노이공항점,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등 주요 매장의 문을 열었다. 롯데면세점은 상반기 내 베트남 다낭공항과 나트랑 깜랑공항 점포도 문을 열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마카오국제공항, 홍콩첵랍콕공항 등의 점포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 본점 화장품 브랜드를 240여개로 늘리고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면세점업계는 현재 마냥 웃을 수 없다.
2월 중순부터 중국 내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일부 도시가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중국 선전시에 이어 같은달 28일 상하이도 봉쇄됐다.
면세점업계에서 내국인의 매출은 10% 수준이며 중국인 매출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올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회복세를 기대했던 면세점 입장에서는 중국의 봉쇄정책에 힘든 국면을 맞이했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매출의 증대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이지만 매출 회복에 도움이 되려면 몇 달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중국의 일부 도시 봉쇄가 이어져 보따리상 매출이 증발했다”고 말했다.
구매한도 폐지에 대한 효과도 미미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세금 내는 것을 감안하면 구매 한도 폐지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면서 “결국 면세한도가 완화돼야 업계의 매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격리해제로 잠깐 기대를 가졌지만 주 고객이 중국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상황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해외여행을 가는 소비자들은 면세한도 600달러에 맞춰 물건을 구매해 전체 매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 임대료도 더 걱정되는 부분이다. 올해 6월까지만 감면된다. 월 임대료가 몇백억에 이르는 상황에서 7월부터는 이 부분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