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일정 돌연 연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올랐던 주가 다시 하락
윤석열 당선인 요금 동결 공약 등 변수로 떠올라
대선 이후 전력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점쳐 지며 최근 들어 주가가 올랐던 한국전력[015760]이 21일 예정됐던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일정이 돌연 연기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보다 5.0% 내린 2만 2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22일 오후 1시 40분 기준 전날 보다 1.32% 오른 2만 3100에 거래 중이다.
앞서 한전은 당초 이날 오전 2분기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2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관계부처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일정을 연기했다.
전력구입단가를 비롯한 환경 비용이 늘면서 한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조 7000억이 감소하는 등 큰 폭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최근 들어 전력조달량은 늘어난 반면 두바이유, 무연탄, SMP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력생산단가가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전력생산단가는139원/kWh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했고 전력 판매 단가는 110원/kWh으로 전년 대비 0.6% 상승에 머물렀다.
한전, 지난 해 영업손실 5조 8601억원
결국 한전은 지난 해 5조 8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원가가 계속 올라 올해 1분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거기에다 이미 정부는 기준연료비를 4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kWh당 4.9원씩 총 9.8원을 올리기로 했으며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2원 올린 7.3원으로 결정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를 빼고도 당장 다음 달부터 6.9원의 인상이 예정된 것이다. 이 때문에 연료비 조정단가까지 인상되면 당장 다음달부터 9.9원이 오르게 돼 전기요금 부담은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 적자만 작년 연간 전체 적자 규모와 비슷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기요금 상승 기대감으로 한전 주가는 최근 3개월 간 계속해서 상승한 바 있다. 지난 1월 28일 기준 2만 50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지난 14일에는 2만 51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이날 연료비 단가 조정 연기가 전기요금이 동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당선인 전기요금 동결 공약 변수로 떠올라
당초 연료비 단가 상승 등으로 전기요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윤석열 당선인의 4월 전기요금 동결 공약 등의 변수로 인해 또다시 동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윤 당선인의 임기가 5월부터 시작되기는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직전에 윤 당선인의 공약과 다른 방향으로 정책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가 본격 가동되면 인수위와의 협의도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전이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시점을 연기한 데는 이런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위와도 논의해야 할 사안이어서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만일 이번에도 연료비 조정단가가 조정되지 않을 경우 한전의 적자 규모는 더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