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NO 아이파크’ 분위기에도 관양 이어 수주?
‘우수 평가’ 받은 코오롱글로벌, 서울 동북권 진입 노려
경기도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성공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 아파트 재건축사업도 노리고 있다. 월계 동신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2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월계동신 아파트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지난 1983년 지어진 총 864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이다. 노원구 월계동신 아파트 재건축사업은 1차 입찰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으나 2차 입찰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수주전에 나서면서 2파전이 됐다. 두 회사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는 각각 9위, 16위이다. 아파트 브랜드는 ‘아이파크’와 ‘하늘채’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22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대산업개발이 운이 좋은 것 같다. 괜히 업계 9위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면서도 “현대산업개발이 영업정지가 되기 전에 신규 사업을 많이 수주하려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과야 관양현대처럼 총회날 알 수 있는 것이다. 어디가 될지 잘 모른다”면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시공능력 평가 순위·브랜드 평가 등을 보면 현대산업개발이 유리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현재 현대산업개발이나 코오롱글로벌이 각각의 조건을 앞세워 총력으로 경쟁하고 있는 만큼 시공권이 어디로 돌아갈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하이엔드’ 내세우며 승기 잡나
현대산업개발은 조합 측에 ‘아이파크 뉴미에르’를 제안하면서 ▲사업촉진비(4500억원·세대당 5억원) 즉시 투입 ▲일반분양가 일대 최고 수준 ▲조합원 분양가 인하 ▲물가 상승 및 난공사 시에도 공사비 미인상 ▲스카이라운지 같은 특화설계 적용 등의 조건을 내세웠다.
안전시공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건축물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 연장, 재해와 관련 민원이 발생할 경우 100% 회사가 책임을 부담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사업지는 현대산업개발의 역점 사업인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지와 인접해 있어 시너지 효과를 위해 수주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건축디자인사 SMDP와 협력해 브릿지 2개소를 설치, 광운대 역세권과 연결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유병규 대표이사와 권순호 전 대표이사 명의로 공문도 발송했다. 두 대표는 “강북권 최고의 랜드마크 건설을 위한 입찰 준비 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불안해 하시는 조합원님들을 위해 안전대책을 대폭 보강한 제안서로 입찰했다”며 “기업의 이윤을 과감히 버리고 반드시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또 다른 성공사례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코오롱글로벌 ‘안전한 아파트’ 내세워
반면 오랜만에 서울권 도시정비사업에 참여하는 코오롱글로벌로서는 관양현대 아파트 수주권을 따내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이 조합측에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조건을 뛰어넘을 만한 전략을 마련해야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뚜렷한 성장세 가운데 이번 월계 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 참여를 계기로 ‘안전한 아파트’ 건설에 우위를 내세워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건설사 안전관리 평가순위에서 코오롱글로벌은 ‘우수’ 평가를 받은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매우 미흡’ 평가에 그쳤다.
특히 경쟁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광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몽규 회장이 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만큼 대표 브랜드 하늘채를 내세워 오랜만에 참여한 서울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을 승리로 이끌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오롱글로벌은 “월계 동신아파트 재건축에 대해 ‘노원 하늘채 하이시티’를 단지명으로 제안했고, 대안설계 대신 원안설계에 일부 특화설계를 추가해 심의 과정에서도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계동신 재건축은 노원구 월계동 436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총 107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3.3㎡ 당 540만원, 총 총 2826억원이다. 2차 입찰 당시 코오롱글로벌은 약 2752억원, HDC현산은 약 2825억원을 써냈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