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주파수 이용한 전 국민 대상 ‘초고속 5G’ 서비스 진실 말해야”
소비자경제신문·소비자주권시민회의 공동기획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사회가 도래하면서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실은 기대와는 다르다. 특히 물가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고 공급난과 원자재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함께 벌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야기된 불확실성이 가중된 가운데 소비자생활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면역·비대면·온라인 플랫폼·주식광풍·부동산 폭등·이상기후 현상 등으로 ‘혼란과 성장’이라는 혼돈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소비자경제신문은 2022년 신년특집으로 소비자주권시민회의와의 공동기획으로 ‘전문가 5인의 ‘위드 코로나’ 소비자 진단’을 마련했다. 소비자 관련 전문가 5명을 통해 ‘위드 코로나’ 시대의 국내외 경제상황을 재점검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본다. 특히 점점 더 정치화하는 소비자의 활동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인지도 전망해본다. 전문가 진단은 소비자, 식품, 환경, 금융, 자동차, 통신으로 나눠 게재한다. [편집자주]
2019년 4월 3일 한국은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러면서 통신 3사는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3년이 되어가는 지금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국내 이동통신 총 가입자 7285만 5492명 중 2091만 5176명으로 전체 통신 가입자의 28.7%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민 3명 중 1명이 5G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그 중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987만4071명, KT가 637만2894명, LG유플러스가 461만 3396명이 각각 가입되어 있다.
이처럼 5G 가입자 수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특히 5G 가입자들은 5G 서비스에 가입한 이유가 ‘서비스’나 ‘요금제’가 아닌 최신 단말기를 구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입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출시된 5G 서비스는 속도나 커버리지 측면에서 5G 품질 불만이 여전히 높고, 5G 중저가 요금제도 없는 상황이다. 5G 품질 논란으로 인한 손해배상 집단 소송도 그대로 진행 중이다.
전 국민 절반 5G 품질에 불만
이렇게 2091만명이 넘는 5G 소비자는 속도는 물론, 수시로 끊기는 5G에 분노하고 있다. 촉각 수준의 동시반응 속도로 자동차 자율주행, 로봇·드론 제어 등의 실시간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 환자가 병원에 직접 가지 않고도 원격진료를 통해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게 해준다던 28㎓ 5G 서비스 청사진은 현재로서는 실효성이 없는 정부와 이통사들의 과장 광고 문구에 불과하다.
문제는 통신사들이 정부가 품질평가를 진행하는 3.5㎓ 기지국 구축에만 몰두하고 28㎓(기가헤르츠, 이하 ㎓ )기지국 구축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지난해 연말까지 준공 완료된 28㎓ 대역 기지국은 통신 3사를 합쳐 138국에 불과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통신 3사에 지난해 말까지 28㎓ 기지국 4만 5000국을 설치하도록 의무화 했으나 설치 이행율은 0.3%에 그치고 있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99대, KT가 39대를 설치하였고 LG유플러스는 단 한 대도 준공하지 않은 것(0대)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작년 10월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28㎓ 주파수를 이용한 전 국민 대상 ‘초고속 5G(5세대)’ 서비스할 계획이 없음을 공식화했다. 현재는 3.5㎓ 주파수에서만 5G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정부도 품질 평가를 진행하며 3.5㎓ 기지국에 대한 평가만을 하고 있다. 28㎓ 5G는 B2B, 즉 기업 대 소비자가 아닌 기업 대 기업으로 한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28GHz의 전국망 서비스를 포기하고 특정 지역이나 건물에 한정하여 운영한다는 것이다.
28㎓ 주파수 대역의 5G서비스는 현재 4G의 4~5배 수준인 5G속도를 ‘4G의 최대 20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이 때문에 국내 통신 소비자들은 작년 말까지 전국 대상의 28㎓ 서비스 구축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5G 출범 3년이 되어가는 현재 정부가 이를 부인하고 나서면서, 통신 소비자들 사이에는 “정부 믿고 비싼 5G에 가입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통3사들이 과기정통부에 2018년 5G 주파수 할당 당시 2021년 말까지 28㎓ 기지국을 총 4만 5000개 구축하겠다고 정부에 약속한 바 있고 만약 이 시점까지 실제 구축 완료 수량이 의무 수량의 10%인 4500개에 못 미치면 주파수 할당이 취소되도록 돼 있음에도 이 의무설치기준을 변경했다. 즉 한 통신사가 1대의 기지국만 구축해도 나머지 업체들이 각각 구축한 3대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이통사들이 기지국을 실제로 설치하지 않고 작년 말까지 계획 신고만 해 놓으면 일단 실적으로 인정하는 방법으로 통신사들을 봐주었다.
이통3사 지난해 영업이익 18% 증가
그러자 이통3사들은 기다렸는듯이 의무 이행기간 마지막 달인 지난해 12월에 무더기로 28㎓ 기지국 1677개의 설치 계획 신고서를 제출하며 시간벌기에 나섰다. 이는 정부와 이통사들이 대국민 28㎓ 5G 서비스를 실시할 의도가 없음에도 5G가입자들을 무시하고 눈가림 용으로 정부·이통사가 국민 권리를 무시하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꼼수를 부린 것이다.
그리고 이통3사들은 5G 상용화 4년차에 접어들면서 설비 투자액이 증가해야 함에도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통신 3사의 설비 투자액은 5G를 개통한 2019년 9조 5967억원에서 지난해 8조 2020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정부와 이통3사들은 2018년 4월 5G 개통 당시 “종전 4G보다 속도는 20배, 연결할 수 있는 기기는 10배로 늘어나고 지연 속도는 10분의 1로 줄어든 넓고, 체증 없는 ‘통신 고속도로’가 바로 5G입니다”라면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며 가입자들을 모집하여 3년이 되어가는 지금 가입자가 2091만명이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5G를 위한 28㎓ 기지국은 0.3%에 미치고 주무부처 장관은 초고속 5G(5세대) 서비스를 할 계획이 없음을 공식화하며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당시 이통 3사가 소비자들에게 공언했던 5G 속도는 20Gbps(기가비피에스, 1Gbps=1000Mbps)였으며, 이는 최대 1Gbps 속도를 내는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것이다. 이런 속도는 28㎓ 주파수를 이용해 5G가 이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상의 속도다. 그러나 현재 통신 3사가 전국망을 깔고 있는 것은 3.5㎓ 대역의 3~4Gbps이며, 이마저도 실험실 데이터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에 턱없이 못 미칠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 9일 통신 3사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각각 1조 6718억원, 1조 3872억원, 97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4조 380억원으로, 전년의 3조4196억원보다 18.1% 증가했다. 회사별 증가율은 SK텔레콤 11.1%, KT 41.2%, LG유플러스 10.5%였다. 매출은 SK텔레콤이 16조 7486억원, KT 24조 8980억원, LG유플러스 13조8511억원에 이르고 있어 소비자들은 통신 품질 개선은 안 되는데 자신들은 천문학적인 이익을 보고 있음에 분노하고 있다.
“초고속 5G 서비스는 실시하지 않는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5G로 가입해서 5G 요금을 비싸게 내고 있는데 실제는 5G를 사용하지 못하고 LTE를 사용하며 손해를 보고 있음에도 과기정통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고 통신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음에도 이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을 지는 사람조차 없다. 전국에 5G 기지국조차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 5G 요금제로 소비자들을 모집해 매월 비싼 요금을 받고 있고 소비자들은 4G LTE 속도로 사용하고 있음은 대국민 사기나 다름없다.
이제라도 2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이용한 전 국민 대상 ‘초고속 5G(5세대)’ 서비스는 실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 1Gbps 속도를 내는 LTE보다 3~4Gbps 속도의 3.5GHz 대역의 5G가 최선의 방법이며 현재 이 방법으로 전국망을 구축 중이라고 공개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LTE보다 20배 빠른 28㎓ 5G로 인식시킨 것에 대하여 이제라도 정부와 이통3사는 소비자들에게 사죄하며 사실을 올바르게 공개하고 현재의 5G 요금제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