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10년만에 처음 4조원
“미디어 서비스 부문 성장이 견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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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소비자들은 5G 때문에 속이 터지는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오히려 5G와 신사업효과로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가 10년 만에 4조원대를 넘어섰다. 

이렇다보니 올해도 5G 가입자가 증가할수록 실적 기대치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증시 변동성 속 배당 매력을 감안하면 외국인 지분율 상승을 기반으로 시장 방어주 역할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10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비대면 업무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통사의 비대면 기술적 능력이 크게 활용되면서 오히려 코로나 속에 성장하는 기업군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면서 “바로 말하면 코로나가 지속되는 한 이통사들은 영업적인 면에서 호황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영업이익 증가, 5G 가입자도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 3872억원, 1조 6718억원, 9790억원으로 합산 영업이익 4조 38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로는 전년 대비 SK텔레콤 11.1%, KT 41.2%, LG유플러스 10.5% 증가했다. 

이렇게 이통3사가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1년(4조 1298억원) 이후 처음이다. 2011년 당시에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고 LTE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이통3사들의 영업이익도 극대화됐다. 이후 성장이 주춤했던 이통3사들의 실적이 지난해 호조를 보이면서 2019년 5G 상용화 3년 만에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이통3사 모두 5G 가입자가 증가했다.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200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올해 1월 기준 1000만명을 넘겨 전년 대비 162% 늘었다. KT(638만명), LG유플러스(461만명)도 지난해보다 각각 155%, 136% 증가했다.

갤럭시Z플립3 [사진=연합뉴스]
갤럭시Z플립3 [사진=연합뉴스]

스마트폰·신사업 성장 한 몫

이통3사가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한 이유에는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와 아이폰13 등 5G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며 5G 가입자 증가가 한 몫했다. 특히 오는 25일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 갤럭시S22의 보급 확대로 이통3사의 실적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불어 신사업 성장도 이통3사의 실적을 뒷받침했다. SK텔레콤의 인터넷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4조 49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며, SK스토아도 T커머스 시장에서 1조 3000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하며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지난 2018년 이후 연평균 48%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추세다. 

KT의 B2C 플랫폼 사업은 미디어사업과 인증·결제 등 모바일 플랫폼 확장으로 전년 대비 5.8%의 성장을 기록했다. IPTV가 꾸준한 가입자를 유치하며 전년대비 6.1%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B2B 사업은 데이터트래픽과 전용회선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5.1% 성장했다.

특히 B2B플랫폼 사업 중 클라우드·IDC는 용산 IDC센터 본격 가동과 타사업자 IDC 설계·구축·운영 등 DBO 사업 호조로 전년대비 매출이 16.6% 성장하며 디지코 B2B 사업의 연간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AICC 사업과 AI로봇도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이어가는 중이다.

LG유플러스는 IPTV,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한 스마트홈 사업과 스마트팩토리, IDC 등 기업인프라 사업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로 실적이 개선됐다. 스마트홈 부문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2조20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기업 대상 신사업과 IDC 등 기업 인프라 사업은 전년대비 10.7% 성장한 1조 4926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신성장 동력으로 입지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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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5G 때문에 운다

이통3사는 5G 가입자 증가에 기반해 역대급 영업 이익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5G 품질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5G 무선국은 19만 8832개로 LTE의 20%도 안 되는 수준이며, 이달 계획됐던 5G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도 통신3사간의 갈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김영식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준공완료 5G 무선국 총 19만 8832개 중, 45.5%인 9만 489개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설치됐으며, 수도권과 6대광역시로 확대하면 비율이 68.2%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G 무선국이 10개 미만으로 설치되어 5G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기초지자체는 인천옹진군(3), 경남의령군(1), 경북고령군(9), 경북봉화군(1), 경북성주군(6), 경북영양군(1), 경북울진군(2), 전남고흥군(4), 전남구례군(9), 전남신안군(1), 전남완도군(2), 전남진도군(3), 전북장수군(5)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정부가 통신사를 상대로 주파수 대가 감면을 제공하기로 해 통신사들이 수천억원에 다르는 감면 혜택을 누리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식 의원은 “이는 과기정통부가 2G~4G 이동통신용 주파수 재할당에 따른 산정방안을 마련할 때, 5G 무선국 투자 옵션에 커버리지 확대와 농어촌 지역을 포함한 5G 전국망 구축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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