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택배비 인상분을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거나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는 등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는 28일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가지고 출범식을 진행했습니다. 총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전국 약 1700여 명으로, 노조는 택배요금 인상분 공정분배와 부속합의서 즉각 철회, 저상탑차 문제 근본 대책 마련, 노조 인정,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퇴임 등을 사측에 요구했습니다.

노조는 총파업을 결의한 이유에 대해 “택배노동자 과로사로 인한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노동자는 올해까지 총 21명으로 정부는 올해 6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작성한 합의문에 따라 요금을 인상하고 2022년부터 분류작업을 택배사가 책임지는 등 택배노동자의 노동을 단축키로 했습니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이 올해와 내년분 택배비 인상비용 합계인 270원에서 사회적 합의 비용으로 적용받는 양은 겨우 76.7원이라면서 사측이 사회적 합의를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노조는 사측이 당일 배송과 주6일제, 터미널 도착상품 무조건 배송 등 독소조항이 담긴 불공정 계약과 저상탑차 사용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사측이 합의를 해줄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CJ대한통운이 아주 자신있게 올해 4월에 250원 택배 요금 인상안을 발표하고 170원을 실제 인상했고, 내년에 100원을 인상하는 과감한 정책이 택배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인해서 가능했다는 것, 죽음의 행위를 막기 위해서 국민들이 용인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올린 요금은 당연히 사회적 합의문에 명문화되어 있는 것처럼 택배기사들의 처우 개선 용도로 사용되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

“계속 말로는 처우를 개선해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 했지만 정작 사업장과 지점에서는 개선된 게 하나도 없고 계속 이렇게 반복되어 온 거 같아요.”(이영운 택배노동자)

“택배비 인상을 해놓고 되려 수수료가 삭감되는 거꾸로 된 현상이 사업장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김종운 택배노동자)

만약 파업이 장기화되거나 추가 인원이 파업에 참여할 경우 물류 대란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울산과 경기 성남, 경남 창원 등 노조 가입률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당장 배송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이며 연말연시를 맞아 다른 지역에도 연쇄적으로 파업 영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일부 쇼핑몰들은 고객들에게 파업에 따른 배송 지연 가능성을 공지하고 다른 택배사로 물량을 옮기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총파업에 대해 대리점 요청에 따라 송장 출력을 제한하거나 1000여명 정도인 직고용 택배기사 파견 등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또 올해 4월 인상분은 170원이 아닌 140원이고 택배비 인상분의 50% 정도가 기사 수수료로 배분되는 만큼 노조가 주장하는 사측의 초과이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법적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고객 상품을 볼모로 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다”면서 “국민 앞에 약속한 대로 사회적 합의 이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택배종사자 작업환경 개선과 대국민 서비스 향상 등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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