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지난 달 희망퇴직 신청 받아…금융권 확산
점포수 축소 등으로 은행권도 희망퇴직 늘어나는 추세
최근 카드업계를 비롯한 금융권의 희망퇴직이 확산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올해 실적 호조세를 기록했지만 내년부터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은행권도 점차적인 점포수 축소 등으로 희망퇴직이 늘고 있는 추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달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국민카드는 올해 초에도 만 4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었으며 당시 23명이 신청해 희망퇴직이 진행된 바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200여명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우리카드는 현재 희망퇴직 문제에 대해 노조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희망하시는 분들에 한해 제2의 인생을 지원하고 새로운 기회를 회사 측에서 제공해 드리고자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도 희망퇴직이 실시되고 있다.
국내 소매 금융 부문 사업 철수를 결정한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전체 직원 3500명 중 66%인 230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지난달 씨티은행 노사가 합의한 희망퇴직 조건에 따르면 근속기간 만 3년 이상 정규직원과 무기 전담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최대 7억원 한도 안에서 정년까지 남은 개월 수만큼(최장 7년) 기본급의 100%를 특별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다. 퇴직자에게는 창업·전직 지원금 2500만원도 추가 지급된다.
BNK부산은행의 경우 지난 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1급∼7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모집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022년 1월 1일 기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으로, 차장급과 대리급 이하 직원인 1982년생 이후 직원들까지 포함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이미 연초 468명이 희망퇴직을 한 상황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0월 496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카드사 내년부터 실적 전망 ↓
올해 국민카드를 비롯해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8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 2269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전체 순익 2조 607억원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하지만 내년 카드사의 실적 전망은 올해보다 좋지 않아 내년에 희망퇴직 등 인력 조정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의 일환으로 내년 1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을 포함해 카드사 대출 수익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 카드론에 대한 DSR이 50%로 적용되는 만큼 그동안 DSR을 적용받지 않아 카드론으로 쏠리던 대출 수요가 크게 꺾이게 됐다.
아울러 내년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카드사로선 추가적인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카드론 수익 확대 등으로 실적이 좋았고 그동안 구조 조정으로 희망퇴직 수요 또한 별로 없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대출 규제 강화와 카드 수수료율 등이 반영되면서 전반적인 경영 환경 악화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은행권도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예대마진 축소에 대한 사회적 요구, 은행 점포수 축소라는 단기적· 중장기적 이슈가 겹치면서 희망퇴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또 우리나라 5대 시중은행의 점포 폐쇄 계획에 따르면 이들 은행들은 지난 11월까지 모두 203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75개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 53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각각 31개, NH농협 은행이 13개 점포를 폐쇄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