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들 여생에도 많은 관심과 지원 필요
동물복지 향상과 생활승마 저변 확대 절실

한국마사회가 경마 시행체이자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으로서 경주퇴역마의 활용도를 높여 동물복지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29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한국경마 사상 최초로 두바이 월드컵 카니발에 출전해 세계적인 경주마들 사이에서 선행으로 경주를 이끌어나가 3위라는 호실적을 거둔 경주마 ‘석세스스토리’는 경마팬에게 잊지 못할 이름이다. 금의환향 후 부산일보배(GⅢ, 1200m) 우승 등 총 13억원이 넘는 상금을 획득한 석세스스토리는 이름 그대로 경주마로서 탄탄한 성공대로를 달려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동선수가 그러하듯 경주마에게도 ‘에이징커브’가 있었다. 경주마로서 충분한 성공 스토리를 이룩한 석세스스토리에게 안락한 남은 생을 주고자 고민해온 마주는 여러 승마장을 수소문한 끝에 영천에 위치한 ‘운주산승마조련센터’를 찾았다. 지난 2018년 7월 7세의 나이로 경주마로서 삶을 마친 석세스스토리는 그곳에서 승용마로서의 제2의 마생을 준비했다.

경주마들이 일반인과 호흡을 맞추는 승용마가 되기까지는 보통 1개월의 계류기간과 3개월의 조련기간을 거친다. 석세스스토리는 매우 순한편이었으나 소리에 예민해 훈련을 받다가도 마장 외부 소리에 놀라는 경우가 허다했다. 승용마가 놀랄 경우 기승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에 소리에 적응하도록 다양한 방식의 조련이 필요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소리에 적응한 석세스스토리는 바로 초급 회원들과 교감할 정도로 승용마로서의 자질을 보였다. 특히 승마에 갓 입문한 초급 회원들과도 곧잘 호흡을 맞춰 2018년 11월경부터 운주산승마조련센터에서 승용마로서 데뷔해 현재까지도 하루에 1~3번 가량 운동하며 사람들과 교감하고 있다.

경주마로서 충분한 성공 스토리를 이룩한 ‘석세스스토리’는 현재 승용마로서 제2의 마생을 살아가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경주마로서 충분한 성공 스토리를 이룩한 ‘석세스스토리’는 현재 승용마로서 제2의 마생을 살아가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에서도 경주퇴역마 승용전환 순치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경주퇴역마를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에서 매입해 전문가들이 승용마로 조련한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경주퇴역마 순치조련 전문인력을 초빙해오고 있다. 이들은 직접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하기 위한 조련을 책임지며, 조련기술 민간보급을 위해 경주퇴역마 승용 전환 협력 승마시설들과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흔히 “경주마들은 성질이 사납고 예민하다”고들 한다.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인내심을 갖고 경주마와 신뢰관계를 구축해나가면 충분히 승용마로 새로운 삶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석세스스토리’·‘페르디도포머로이’ 같은 사례를 통해 볼수 있었다. 이들은 굵직한 대상경주를 휩쓸었던 경주마였지만 승용마로 훌륭하게 적응해 여생을 보내고 있다. 경주로에서의 충실한 삶을 마친 경주마들이 새로운 마생을 담보하기 위해선 모두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이처럼 경주퇴역 후 성공적인 승용마 전환을 위해 마주와 조련사의 노력뿐 아니라 관계자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경주퇴역마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한국마사회는 경마 시행체이자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으로서 경주퇴역마의 활용도를 높여 동물복지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마사회와 경주마 관계자들이 경주퇴역마복지기금을 조성해 경주퇴역마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BRT(경주퇴역승용마)인증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추후에도 경주퇴역마 복지 가이드라인 수립 등 동물복지 향상과 생활승마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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