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대표로 미국·유럽서 경제외교 활동
헝가리로 이동해 문대통령 유럽 순방 일정 합류
최 회장 “친환경 분야 집중…현지 지지받을 것”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미국과 유럽 정·재계 인사 회동을 갖는 등 최 회장의 경영 화두 중 하나인 ‘글로벌 스토리’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2일 SK그룹이 밝혔다. 글로벌 스토리는 SK가 글로벌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윈-윈(Win-win)형 사업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개념이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치 매코널(켄터키 주, 7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정·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최 회장은 10월 27일~28일 매코널 원내대표와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공화·민주 양당의 지도자들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SK의 전략과 미국 내 친환경 사업 비전 등을 소개하고 의견을 나눴다. 매코널 대표는 상원의원으로 37년째 원내 대표로 15년째 재임 중인 ‘공화당 서열 1위’의 거물 정치인이다. 클라이번 의원 역시 민주당 하원 서열 3위의 유력 정치인이다.

최태원 SK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사진=매코널 원내대표실]
최태원 SK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사진=매코널 원내대표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SK는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인 210억톤의 1%에 해당하는 2억톤의 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목표를 세우는 등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 “특히 2030년까지 미국에 투자할 520억 달러 중 절반가량을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 에너지 솔루션 등 친환경 분야에 집중해 미국 내 탄소 감축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미국 내 ‘그린 비즈니스’를 통해 SK는 미국 정부가 2030년까지 목표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의 5%인 1억톤 상당의 감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지난 10월 CEO세미나에서 “SK가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중국·유럽·일본 등에서 탄소감축 기여 등을 통해 현지 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의 존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또한 최 회장은 테네시 주 지역구의 공화당 마샤 블랙번·빌 해거티 상원의원과도 만나 미 의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면서 “SK온이 이미 건설 중인 조지아 공장에 이어 포드(Ford)와 합작해 켄터키·테네시 주에 2027년까지 설립하기로 한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 완공되면 3개 주에서 모두 1만 1000여 명에 이르는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SK온과 포드는 최근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켄터키 주와 인접 테네시 주에 총 114억 달러(약 13조 3000억원)를 투자했다. 이에 따라 매년 21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129GWh규모의 배터리 공장 2개를 건설하게 된다. 이 중 44억 5000만달러(약 5조 2000억원)을 SK온이 투자한다.

이에 대해 미국 대표의원들은 “SK 배터리 사업이 미국 배터리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향후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배터리 생태계(Ecosystem) 구축 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최 회장은 하원 외교위 아태지역 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백악관·국무부· 국방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두루 만나 한·미 우호 증진과 바이오 등 미래사업 투자 활성화·기후변화 대처·지정학 현안 등 폭넓은 주제를 나눴다.

최 회장은 베라 의원에게 “SK는 미국에 본사를 둔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SK팜데코 등을 통해 미국과의 바이오 사업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베라 의원은 “양국 기업들이 바이오·대체식품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도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지난 1일 최 회장은 짐 팔리 포드 CEO와의 화상회의에서 켄터키 주 등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서로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하는 한편 향후 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에 대해 협의했다. 앞서 지난 10월 31일 회동한 수잔 클라크 미 상의회장과는 양국 상의 간 교류·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미국 일정을 마친 최 회장은 곧바로 1일 헝가리로 이동해 유럽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순방단과 합류해 헝가리 상의회장을 면담한 후 한국-비세그라드 그룹(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비즈니스 포럼 참석 및 국빈만찬 참석 등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최 회장은 2일 코마롬시에 자리한 SK온의 배터리 공장을 찾아 현지 배터리 사업 현황 점검 및 현지 구성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SK는 헝가리 코마롬시(연간 17.8 GWh생산)와 이반차시(30GWh)에 총 3개의 배터리 공장을 운영 또는 건설 중이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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