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4만 5042대 판매…지난 한해 매출 넘어서
친환경차 52.7%·RV 모델 53.5%·법인구매비율 65.2%

벤츠 마이바흐 S-클래스[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벤츠 마이바흐 S-클래스[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올해 1억원대 이상 수입 차량이 8개월 만에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올해 1∼8월 판매된 1억원 이상 수입차는 4만 5042대로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4만 3158대를 넘어섰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8월의 2만 7212대보다 65.5% 증가한 셈이며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의 16.0%보다 7.2%포인트 늘어난 23.2%를 기록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올해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최초 5만대 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벤츠 더 뉴 S-클래스[사진=벤츠코리아]
벤츠 더 뉴 S-클래스[사진=벤츠코리아]

브랜드별 판매량으로 보면 벤츠가 1만 9469대로 가장 많았고, BMW 1만 3029대, 포르쉐 6315대, 아우디 2957대, 마세라티 547대의 순이다. 모델별로는 벤츠의 S580 4MATIC이 2974대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벤츠 CLS 450 4MATIC이 2689대, BMW X7 4.0이 2055대, 벤츠 GLE 400 d 4MATIC 쿠페가 1950대 등의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수입 친환경차와 레저용 차량(RV)의 인기가 높아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보복소비 심리가 강화되면서 1억원 이상 수입차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까지 판매된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총 2만 3753대로 52.7%인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동기간 5802대에 비해 무려 4배로 늘어난 결과다. 1억원 이상 RV 판매량은 2만 4159대로 작년의 1만 3099대보다 84.4% 증가했다. 전체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5%였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항구 연구위원은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올해 출시되는 150종의 전기차 모델 중 상당수가 고급차 모델로 분류된다”며 “자동차 구매에 있어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고급 수입차 소비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 780-4 얼티마 [사진=람보르기니서울]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 780-4 얼티마 [사진=람보르기니서울]

지난달까지 판매된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이 구매한 차량은 2만 9384대로 65.2%를 차지한 반면, 개인 구매는 1만 5658대로 34.8%에 불과해 고가 수입차 중 법인 구매 비율이 개인 구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판매된 롤스로이스는 161대 중 146대가 법인 차량이었으며 람보르기니는 250대 중 213대, 벤틀리는 308대 중 245대를 법인이 구매했다.

그동안 회사 명의로 업무용 고가 수입차를 구매한 뒤 개인이 사용하는 관행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현행법상 업무용 승용차로 등록한 차량의 구매·유지 비용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면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법인세를 감면해주고 있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차량 리스·렌트 업종 외 법인이 소유한 5억원 이상 업무용 수입차 223대 가운데 승합·특수·화물 차종이 아닌 승용차는 98대로 43.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 현황 [그래픽=연합뉴스]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 현황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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