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신선·가공식품 가리지 않고 모두 오름세
공업품, 집세, 전기·수도·가스↑ 소비자물가 2.6% 상승
생활물가지수 3.4% 올라 3년 11개월 만에 최대로 올라
정부 “선제적으로 수급상황 점검…가격안정화에 총력”
농축수산물 가격과 석유류 가격이 폭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빨간등이 켜졌다. 특히 달걀, 돼지고기, 야채, 과일 등 매일 먹는 식품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4월 이후 소비자물가지수가 2%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I로 달걀 가격이 인상되고 밀가루·팜유 등 국제곡류가 상승세로 라면, 햇반 등 식료품 가격 인상이 소비자물가 인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폭염으로 작황이 불안정하면서 수박을 비롯해 시금치, 파 등 야채값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전방위적 물가상승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계란 가격에 이어 폭염 등으로 채소가격이 상승하는 등 농수산물 가격 오름세 압력이 크다”면서 특히 “내달에는 추석 연휴가 돌아오는 만큼 정부가 선제적으로 농축산물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가격 안정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9.7% 상승했고 특히 계란이 57.0% 급등해 2017년 7월(64.8%)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란 가격은 이미 1월부터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AI로 닭 개체수가 줄어들고 산란이 적어지면 수급 불균형이 초래됐다. 올해 1월(15.2%)부터 7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특히 6월(54.9%), 7월(57.0%)에는 상승률이 50%를 웃돌았다.
정부가 상반기에만 2억개가 넘는 계란을 수입하며 가격 안정에 힘을 쏟고 있으나 아직은 뚜렷한 안정세가 나타나지 않는 모양새다.
이외에도 사과(60.7%), 배(52.9%), 포도(14.1%) 등 과일과 돼지고기(9.9%), 국산 쇠고기(7.7%), 닭고기(7.5%) 등 고기류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복날을 맞아 닭고기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마늘(45.9%), 고춧가루(34.4%), 부추(12.2%), 미나리(11.7%)를 비롯한 각종 채소류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농산물 가격 상승이 재료비 인상으로 이어지며 서비스 가격도 1.7% 올랐다. 이중 개인서비스는 2.7% 올라 2018년 11월(2.8%) 이후 2년 8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외식 가격도 2.5% 뛰어올랐다. 구내식당 식사비가 4.1%, 생선회(외식) 가격이 5.7% 각각 오른 영향이 반영됐다.
공업제품도 2.8% 올랐다. 이중 가공식품은 부침가루(11.1%), 국수(7.2%), 식용유(6.3%), 빵(5.9%) 등이 오르면서 1.9%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은 19.7% 뛰어올랐다. 휘발유(19.3%), 경유(21.9%), 자동차용 LPG(19.2%) 등이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영향이다.
집세는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높은 1.4%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동주택관리비로 전년대비 6.2%, 전세도 2.0% 상승해 좀처럼 집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물가의 전반적인 상승세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상승해 2017년 8월(3.5%)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