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규모 성장세 이어가며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쾌거
​​​​​​​손세정제 등 인체세정용 제품 생산 늘어나고 색조화장품은 줄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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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진 가운데 국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가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거뒀다. 특히 세계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 세계 3위를 기록하며 프랑스, 미국과 함께 화장품 G3국가로 도약했다.

이와 함께 2019년 12월31일자로 화장(고형)비누, 흑채, 제모왁스가 화장품으로 전환됨에 따라 지난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수와 화장품 제조업체수도 증가한 것이 주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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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연속 흑자…수출액 7조원대 돌파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화장품 수출이 증가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하고 9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2020년 수출 규모는 8조 2877억원(75억 7210만 달러)으로 16.1% 성장하면서 프랑스(1위), 미국(2위)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화장품 생산실적은 15조 1618억원으로 2019년 대비 6.8% 감소했다.

화장품 수출 유형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색조화장품은 감소하고 손세정제 등 인체세정용 제품이 늘었다. 수출 유형별로 보면 손세정제 등 인체세정용 제품류 생산은 전년대비 20.5% 늘었지만,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색조 화장용 제품류 생산은 전년 대비 21.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눈화장용 제품류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0.3% 증가)을 기록했다.

자료=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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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흑자비율 해마다 증가 ‘효자노릇’

화장품 무역수지는 2012년 처음으로 1006억원 규모로 흑자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증가해 2019년 6조 1503억원(52억 7421만 달러)에 이어 2020년 7조 92억원(64억 400만 달러)을 돌파하며 성장 중이다.

지난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448억 6528만 달러) 중 14.3%를 차지했고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출액 규모로 보면 화장품(75억 달러)이 가전(70억 달러), 휴대폰(41억 달러), 의약품(72억 달러)보다 많았다.

특히 전체 무역수지 흑자 중 화장품 비율은 2016년 3.5%에서 2017년 4.0%, 2018년 7.1%, 2019년 13.6%, 2020년 14.3%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이 수출 효자상품으로 등극한 것이 재확인됐다.

중국 수출액 38억 전체 절반 넘어

2020년 국가별 화장품 수출규모 분석 결과, 주요 국가의 수출실적은 대부분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16.1% 증가해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국가별 수출실적을 보면 프랑스가 148억 1268만 달러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88억 1160만 달러), 한국(75억 달러 7210만 달러), 독일(69억 4703만 달러), 일본(61억 9335만 달러)이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49억 4464만 달러(5조 5898억원) 규모의 화장품 수출로 세계 4위를 달성했다. 2019년 코로나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 3년 만에 세계 3위를 기록하며 화장품 G3국가로 도약한 것이다.

화장품 수출국은 2019년 137개국에서 2020년 160개국으로 늘어나는 등 세계 각지로 다변화되고 있다.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인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38억 714달러(4조 1669억원) 규모로 50.3%를 차지했다. 뒤이어 러시아 연방, 카자흐스탄, 일본, 영국, 캐나다, 미국 등 국가로의 수출액이 증가해 북방 지역과 주요 경제 선진국으로의 수출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LG생활건강에서 운영중인 화장품 가맹점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 매장 전경.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에서 운영중인 화장품 가맹점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 매장 전경. 사진=LG생활건강

비누 등 화장품 전환으로 제조·판매업체 증가도 한몫

맞춤형화장품 판매업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시행됨에 따라 화장품업체가 증가한 것도 수출증가의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2019년 12월 31일자로 화장(고형) 비누, 흑채, 제모왁스가 화장품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2020년 화장품 책임판매업체수는 전년대비 25.9% 증가했고 화장품 제조업체수도 39.8% 증가했다. 또한 맞춤형화장품 판매업이 지난해 3월14일 세계 최초로 시행됨에 따라 2020년에 총 112개 맞춤형화장품판매업체가 신고됐다. 맞춤형화장품이란 개인별 피부진단 결과나 선호도 등을 반영해 제조시설이 아닌 판매장에서 즉석으로 혼합·소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화장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화장품 유형별 증감도 엇갈렸다.

코로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손씻기가 강조되는 등 생활 위생 인식의 제고로 손세정제 등 인체세정용 제품류는 전년 대비 20.5% 증가했다. 또한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색조 화장용 제품류 생산은 전년 대비 21.5% 감소한 반면, 눈화장용 제품류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0.3%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스토어 헤어&바디 매장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스토어 헤어&바디 매장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고가·명품 ‘프리미엄 제품’ 수출 급증

수출 상위 책임판매업체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LG생활건강이 1위, ㈜아모레퍼시픽이 2위, 애경산업(주)이 3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애터미(주) 4위, ㈜카버코리아 5위, ㈜지피클럽 6위, 코스맥스(주) 7위, ㈜이니스프리 8위, ㈜클리오 9위, ㈜난다가 10위를 차지했다.

수출 상위 10개 품목에서는 ㈜LG생활건강의 더히스토리오브후천기단화현 제품이 1~3위를,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제품이 4, 6, 7위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 홍보팀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이전에도 국내 화장품업계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이었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디지털 마케팅에 주력한 결과 나름 선전했다”면서 “특히 중국 20~30대가 고급 화장품과 명품에 열광하면서 설화수자음수를 비롯한 프리미엄 화장품의 수출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외 직영점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매장을 늘려 소비자의 접점을 높이고 해외 고객의 저연령화·고급화에 맞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고 일상으로의 회복이 빨라지는 하반기에는 온라인을 비롯해 오프라인 시장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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