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매각우선협상 대상자로 이마트-네이버 연합 선정
신세계 e커머스 시장점유율 30%대 넘어…쿠팡과 양대구도 전환
“디지털시장이라는 특수성에 얼마나 녹아들지 두고봐야” 지적도
이베이코리아 매각우선협상 대상자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네이버 연합이 선정됐다. e커머스 시장의 최강자인 네이버와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은 신세계는 SSG닷컴까지 갖추고 단숨에 e커머스 왕좌를 손에 쥐게 되었다.
유통업계 맞수 롯데 신동빈 회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경쟁전으로도 이목을 모았던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의 과감한 베팅에 신동빈 회장이 고배를 마시게 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e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를 통해 화려한 데뷔를 한 쿠팡이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신세계라는 거대유통업체가 디지털공룡으로 진화하면서 한판 전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7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신세계-네이버 연합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 반(反)쿠팡 전선을 구축하게 됐다. 이제 e커머스 시장은 쿠팡 대 신세계 양대 구도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강자가 디지털시장이라는 특수성에 녹아들기 위한 전략이 어떻게 통할지는 두고봐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마트-네이버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인수가는 확인되지 있지 않지만 이마트-네이버는 인수금액으로 4조원대를, 롯데쇼핑은 3조원대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인수금액을 높게 제출한 이마트-네이버를 매각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마트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이베이코리아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다. 이에 인수가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향후 최종 확정되면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를 최종 인수하면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쿠팡을 누르고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최강자’로 등극하게 된다.
현재 G마켓과 옥션, G9 등 3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이 12%, 네이버는 18%, 쿠팡은 13%로 추정된다. 신세계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의 점유율 3%를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이마트-네이버의 점유율은 33%로 쿠팡에 크게 앞선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전방위적 협력 강화 방침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이베이코리아 대규모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협력하면서 위력을 과시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발표 이후 예비입찰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 SK텔레콤, MBK파트너스가 참여했다. 그러나 5조원이라는 인수금에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빠지면서 본입찰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만 참여했다.
롯데쇼핑은 3조원보다 낮은 금액을 인수가로 제출했다고 전해졌다. 롯데쇼핑은 실사 결과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다고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측은 “인수·합병에 대한 분석 결과 당초 기대보다 당사와의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추가 투자·시장 경쟁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e커머스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