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분기 순매출 4조7348억원 순손실 3300억원
활성 고객수 21% 증가한 1603만명 ‘매출 상승세’
쿠팡의 1분기 매출이 4조 734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74% 상승했다. 그러나 순손실액이 3321억원으로 180% 증가, 전체 누적적자가 4조 5000억원으로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으로 4조원의 실탄을 구비했지만 물류센터 구축과 쿠팡맨 등 현장 상시직에게 1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나눠줬기 때문에 영업손실액이 증가했다는 것이 쿠팡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상장 초기보다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에서는 산재에 고발까지 이어지고 있어 쿠팡은 안팎으로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2억 달러(한화 4조 72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74% 증가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영업손실은 1억500만달러(1180억원)에서 2억9500만 달러(3300억원)로 180% 증가했다.
쿠팡이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뒤 분기 실적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 측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1분기에도 지속되면서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면서 “영업손실이 더 확대된 이유는 쿠팡맨 등 현장 상시직에게 100억 규모의 주식을 나눠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1분기 일회성 주식기반보상은 8696만 달러(980억원)으로 전년 동기(640만 달러)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물류센터 구축에 800억원이 소요되고 현장직에게 주식배분에 따른 증가분이 포함돼 손실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투자와 고용 증가로 일반관리비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1분기에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 고객 수는 1603만7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다. 활성 고객 1인당 구입액도 262달러(29만4900원)으로 44% 커졌다. 고객 록인효과로 당분간 매출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쿠팡측 분석이다.
그러나 5월12일 쿠팡 주가는 전장보다 2.54% 하락한 35.33달러에 마감했다. 상장한 3월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 주식은 63.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63.5달러의 시초가는 점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13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은 성장 주기(growth cycle)의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내년에 전국적으로 쿠팡의 손길이 닿는 범위를 50%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장은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의 매출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상품 판매 이후 처음으로 출시한 신사업이지만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팡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안일한 대처와 상품 판매자에 대한 갑질행위에 대한 여론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쿠팡칠곡물류센터에서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27세 장덕준씨가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쿠팡 측은 유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 마련과 노동환경 개선 조치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고 장덕준씨 유족은 아직까지도 쿠팡측이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유족은 쿠팡 측이 약속한대로 제대로 된 공식 사과와 함께 야간근무 제한과 휴식시간 보장 등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5월 한 달 동안의 전국 트럭 순회에 나섰다.
또 LG생활건강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쿠팡을 갑질행위로 신고함에 따라 공정위가 최근 쿠팡에 대한 제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2019년 쿠팡이 LG생활건강과 직매입 거래를 끊었다. 쿠팡이 다른 쇼핑몰보다 싼 납품가격을 요구했고 판촉비 등을 강요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은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조사를 마친 공정위는 갑질행위에 대한 근거에 따라 쿠팡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쿠팡의 소명을 들은 뒤 이르면 7월쯤 과징금 부과와 고발 여부 등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