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3년간 60대 이상 고령소비자상담 전년대비 15.5% 증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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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김모씨는 3년 약정으로 월 2만 2000원에 비데 렌탈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하고 있던 중 정기점검을 위해 방문한 기사의 귀책으로 인해 온수노즐이 터져 당일 수리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온수 배관에 문제가 발생해 2차 수리를 받았으나 소비자는 담당 방문기사의 귀책으로 하자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위약금 면제 후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60대 노모씨는 TV 광고를 보고 전화로 영광굴비를 5만 9800원에 구매하고 신용카드 결제했다. 하지만 구매 후 일주일이 지나도 상품이 배송되지 않고 고객센터도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60대 박모씨는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유사투자자문사의 광고 전화를 받고 유사투자자문서비스 12개월 이용 계약을 체결하고 400만원을 신용카드 결제했다. 6개월 이용 후 손실이 커지자 사업자에게 계약 중도 해지 및 환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업자는 위약금과 정상가 기준 이용 요금을 공제 시 환급액이 없다며 거부했다.

코로나 영향 예식, 보건·위생용품 문의 가장 많아

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372소비자상담센터의 소비자상담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2018년~2020년) 60대 이상 고령소비자의 상담이 연평균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5.5%나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구매와 렌털계약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식광풍이 불면서 퇴직금 등 여유자금이 있는 60대들의 주식 투자가 늘어난 것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에 접수된 60대 이상 고령소비자의 상담 상위 품목 100개를 6개 품목군으로 분류한 결과, 최근 3년 간 가전·가구 품목군을 제외한 모든 품목군의 상담이 증가했다.

특히 생활·여가 품목군의 연평균 증가율이 20.5%로 가장 높았고 건강·의료·식품(14.1%), 금융(10.9%) 순이었다.

생활·여가 품목군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식서비스, 외식, 국외여행에 대한 소비자상담이 늘면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회갑잔치나 자녀 결혼식 관련 궁금증과 해외여행이 가능한 지에 대한 문의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의료·식품 품목군도 보건용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보건·위생용품의 영향으로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온라인·렌털 구매 따른 배달지연·계약 해지 민원 잇따라

6개 품목군 내 개별 품목의 최근 3년 간 연평균 증가율과 접수 건수에 근거해 고령소비자 이슈 품목을 살펴본 결과, 연평균 증가율은 선어(생선)가 134.5%로 가장 높았다. 홈쇼핑이나 유사홈쇼핑, 온라인으로 구매한 생선에 대한 민원이 폭주했다. 유사홈쇼핑이란 홈쇼핑과 유사한 형태의 상품 광고를 제작해 케이블TV에 송출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뒤이어 모바일정보이용서비스(82.1%), 각종 가사용품(64.8%) 등이 순위에 올랐다. 접수 건수는 이동전화서비스가 9258건으로 가장 많았고 투자자문 컨설팅(8415건), 각종 건강식품(5977건) 순이었다.

선어(생선)와 각종 가사용품은 유사홈쇼핑을 보고 구매했으나 배송이 지연되거나 상품 품질이 광고와 다르다는 불만이 많았다. 이동전화서비스는 예상보다 과도한 요금 청구에 따른 불만이 가장 많았다. 모바일정보이용서비스와 투자자문(컨설팅)은 계약 해지 및 환급 관련 문의가 많았다. 특히 주식 투자가 늘어나면서 유사투자자문사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각종 건강식품은 제품에서 이물이 검출되거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 후 환급을 문의하는 사례가 많았다. 홈쇼핑을 보고 콜라겐이나 크릴오일 등을 구매했으나 안전기준을 초과했다는 방송 보도 후 급격히 문의가 늘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국내 전자상거래·TV홈쇼핑 관련 상담 증가

60대 어르신들이 주로 물건을 구입하는 통로는 국내 전자상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구매 관련 상담의 연평균 증가율이 43.0%로 가장 높았고 TV홈쇼핑(36.9%), 전화권유판매(19.0%) 순이었다.

국내 전자상거래는 ‘보건·위생용품’의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접수 건수는 ‘국외여행’이 가장 많았다. TV홈쇼핑은 ‘선어(생선)’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았고 각종 건강식품이 가장 많이 접수됐다. 전화권유판매는 ‘투자자문(컨설팅)’이 연평균 증가율과 접수 건수 모두 상위를 차지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맞춤형 정보를 생산·제공해 주요 광역시·도 지자체별 고령소비자 시책 마련 및 피해 예방 활동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고령소비자 상담 빅데이터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인포맵을 제작하여 누리집(www.kca.go.kr)에 게시할 계획이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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