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자동차업계 코로나 영향 수급 불안정으로 셧다운 조짐
현대차 울산1공장 휴업에 이어 아산공장도 문 닫을지 고심 중
“정부와 금융권 선제적으로 특단의 금융 대책 마련해야” 지적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공장라인이 속속 멈추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가간 거래가 줄어들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GM도 대만 정부에 호소해 TSMC가 생산하는 반도체 칩을 확보해 가까스로 공장 폐쇄 사태를 피했다고 전해졌다.
국내 자동차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7일부터 14일까지 울산1공장을 휴업한다. 코나 전방 카메라 반도체와 아이오닉 5 PE모듈 수급 차질 때문이다. 이번 휴업으로 아이오닉5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아반떼와 팰리세이드 등을 생산하는 울산3·4공장은 특근을 중단했다. 2공장과 5공장 역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현대차는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휴업을 검토 중이다. 현재 노조와 휴업일정을 조율 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공지할 계획이다.
기아도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7~8일 이틀동안 폐쇄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용 반도체를 미리 비축해 여유가 있었지만 재고가 떨어지면서 결국 휴업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NXP와 독일 인피니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받는다. 현대차·기아는 협력사와 반도체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적인 물량 확보가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달 휴업하는 공장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대만 정부와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반도체 수급애로를 타개해가면서 유동성 애로를 겪는 업체들에 대해 정부와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특단의 금융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반도체 대란 충격은 부품업계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이달부터 국내 완성차 업계가 본격적인 감산을 시작하면서 부품업체의 최근 납품량이 기존보다 10∼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53개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1%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생산 감축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72%는 수급차질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