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안 터지는 5G…28㎓ 상용화 아직 먼 길
전국망 구축·속도 미비와 고가 요금제·단말 강요
5G 고객의 만족도 높인 ‘킬러 콘텐츠’ 필요

오는 4월 3일 5G 개통 2주년을 앞두고 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과 비싼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현재 네이버카페 ‘5G 피해자모임’이 준비하는 5G 피해 관련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에는 22일부터 30일까지 약 3000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5G 상용화 2주년을 앞두고 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 비싼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CG=연합뉴스TV
5G 상용화 2주년을 앞두고 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 비싼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CG=연합뉴스TV

이들은 “정부와 이통사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고품질, 초고속 5G 서비스 구현을 위해 필요한 5G 전국망 구축이 지체되고 있다. 이통 3사의 불완전한 서비스 이행에 고의와 중대한 과실이 있다”며 4월 2일에는 이통3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G 품질 불량을 규탄하고 6월 중 소송 제기를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은 전국망 구축·속도 미비와 고가 요금제·단말 강요 등으로 나뉜다. 작년 하반기 기준 이통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690Mbps로 LTE의 4배가 넘었지만 애초 정부와 이통사가 홍보했던 LTE의 20배 속도보다 크게 부족한 결과다.

작년 기준 5G 가입자는 1185만 1373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7051만 3676명의 16.81% 수준이다. 전체 무선국 중 5G가 차지하는 비중은 14만 1939개인 9.59%에 불과하다. 주요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85개 시 4516곳 중 5G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전체의 61.8%인 2792개로 그친다.

지하철이나 실내에서 LTE로 전환되거나 데이터가 끊기는 현상도 여전하다. 그러나 소비자는 5G 요금제에 LTE 요금제보다 적게는 2만 5000원~4만원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최근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10GB대 또는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는 10~110GB짜리를 원하는 소비자 수요와 거리감이 크다. 주요 제조사의 신규 플래그십 단말은 5G 전용으로만 나오고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없다는 것도 소비자 선택권 침해인 셈이다.

5G가 안 터지는 다중시설도 40%에 육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G가 안 터지는 다중시설도 40%에 육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론적으로 4G의 20배 속도(최대 20Gbps)를 낼 수 있다는 5G 28㎓ 대역은 여전히 상용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재 이통사가 전국망을 깔고 있는 3.5㎓ 대역은 LTE보다 3~4배 빠른 속도를 보장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도달거리가 짧은 28㎓의 주파수 특성을 극복할 기술개발이 애초 예상보다 미진해 상용화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며 “이 상태에서 무리해서 상용화를 하면 고객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5G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킬러 콘텐츠’를 키워내지 못한 것 역시 소비자의 불만유발의 원인이다. 3G에서 LTE로 넘어올 때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유튜브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한 것과 달리 5G에서는 이렇다 할 변화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5G로 평균 속도도 빨라지고 동영상 품질도 크게 좋아졌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AR 글라스·VR 기기 등 새 기기와 콘텐츠를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