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신의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7·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미국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무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투타 겸업 재도전에 나선 오타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탬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 시범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3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을 기록한 그는 시범경기 타율을 0.538에서 0.563(16타수 9안타)으로 끌어올렸다.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인 마이클 로렌젠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린 그는 바깥쪽 공을 잘 밀어 쳤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홈런을 기록한 오타니는 1-1로 맞선 3회 한가운데 몰린 공을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좌월 솔로 홈런을 다시 만들었고 5회 세 번째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자로서 남다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타니는 투수로 2경기에 선발 출전해 4이닝 9피안타 6자책점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MLB 데뷔 시즌인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투타 겸업에 도전 중이다. 2018년 투수로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타율 0.385, 홈런 22개, 61타점을 올리며 신인왕을 차지한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투수를 그만뒀었다.

눈여겨 볼 것은 오타니가 본인과 비슷하게 투타 겸업을 하는 투수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신시내티의 선발 로렌젠은 이도류 선수로 통산 정규시즌 268경기에 투수로 등판했고 33경기에 외야수로 출전했다.

지난 시즌 18경기에 투수로 등판한 로렌젠은 3승 1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6경기에 출전해 2득점을 올렸다. 2019년엔 타자로 100경기에 나섰다. 2019년 9월 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 당시 로렌젠은 7회에 투수로 등판한 뒤 8회 타자로 나와 홈런을 기록했고, 9회에 중견수 수비까지 맡는 대기록을 세웠다. 1921년 베이브 루스 이후 로렌젠은 98년 만에 승리투수·홈런·야수 수비를 한 경기에서 뛴 선수로 기록됐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