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특별규정 활용 ‘1경기 2번 등판’
정규시즌은 오늘과 다른 모습 보일 것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4일(한국시간) 열린 2021년 첫 시범경기에서 한 경기에 두 번 등판하는 경험을 했으나 결과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미국 현지 취재기자가 “내년에도 메이저리그(MLB)에서 뛸 계획인가”라고 묻자 김광현은 “그렇게 되려면 더 잘 던져야겠죠”라고 대답했다.

김광현 첫 시범경기 등판서 고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좌완 김광현이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 AP=연합뉴스
김광현 첫 시범경기 등판서 고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좌완 김광현이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총 ⅔이닝 동안 4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며 4실점(3자책) 했고 2개의 삼진을 잡았다. 이날 김광현은 두 번 등판하고, 두 번 강판하는 이례적인 경험을 했다.

올해 시범경기부터 MLB는 “3월 14일까지 열리는 시범경기에서는 마운드에 있는 투수의 투구 수가 20개를 넘었을 때 스리 아웃(3아웃) 이전에라도 이닝을 끝내거나 교체할 수 있다”는 특별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김광현도 1회 아웃 카운트 한 개만 잡은 뒤 강판했다가 2회 다시 등판했다. 김광현은 결과와 과정 모두 아쉬워했다. 김광현은 “제구가 흔들렸고 구속도 잘 나오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부족했다”며 “비디오 영상 등을 보면서 다시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1회에 흔들리자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1사 후 교체 사인을 냈다. 김광현은 야수로 이동하지 않은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교체됐던 김광현은 2회 시작과 동시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시범경기였기에 김광현은 두 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김광현은 직구 18개(46%), 슬라이더 11개(28%), 커브 6개(15%), 체인지업 4개(10%) 등 공 39개를 던졌다.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4㎞였다. 김광현은 “1회에 투구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서 2회에 다시 등판할 때는 밸런스를 다시 잡고 싶었는데 잘되지 않았다”며 “올해는 아직 실내에서 훈련한 시간이 많았다. 러닝보다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훈련했는데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 정규시즌 개막인 4월 2일까지 한 달 정도가 남았다. 좋은 모습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로저딘 스타디움에 내린 비로 인해 경기 시작이 지연되는 등 불편한 가운데 경기에 선 김광현은 첫 타자 케빈 필라에게 시속 132㎞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왼쪽 외야 펜스 상단을 때리는 3루타를 허용했다. 요나탄 비야르는 시속 137㎞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이후 아웃카운트를 늘리지 못했다.

김광현은 1사 3루에서 J.D. 데이비스에게 시속 142㎞ 직구 승부를 펼쳤지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 했다. 주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 대신 앤드루 키즈너가 호세 마르티네스 타석에서 공을 뒤로 흘리면서 데이비스는 2루로 향했다. 김광현은 제구가 흔들렸고 마르티네스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광현은 1사 1, 2루에서 루이스 기요르메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한데 이어 1사 1, 3루에서는 토머스 니도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는 등 실점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때 세인트루이스는 첫 번째 투수 교체를 단행해 김광현에 이어 앙헬 론돈이 등판해 두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면서 김광현의 1회 실점은 늘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좌완 김광현(오른쪽)이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중 마이크 실트 감독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 AP=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좌완 김광현(오른쪽)이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중 마이크 실트 감독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 AP=연합뉴스

2회가 시작되자 다시 김광현이 마운드에 섰다. 김광현은 프란시스코 알바레스를 시속 132㎞짜리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필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에 실트 감독은 두 번째 투수 교체 사인을 냈다. 필라가 마르티네스의 뜬공 때 나온 세인트루이스 좌익수 오스틴 딘의 포구 실책으로 득점해 김광현의 실점이 1개 늘었다. 김광현은 빅리그 진출한 지난해 2020년 시범경기에 5차례 등판해 9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첫 등판에서 3실점을 했는데 김광현의 MLB 시범경기 첫 실점이었다.

지난해 김광현은 구원 투수로 시범경기 첫 등판을 소화해냈고 시범경기 5차례 등판 중 선발 등판한 경기는 2경기뿐이었던 김광현의 입지는 탄탄하다. 2021년 김광현은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에 이은 세인트루이스 3선발 자원으로 분류된다.

김광현은 “작년과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다. 작년이나 지금이나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이닝을 늘리는 중인데 오늘 제구와 구속에 문제가 있었고 이를 파악해야 하는 숙제도 생겼다”고면서 선발 확정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세인트루이스는 특별 규정을 활용해 ‘한 경기 두 차례 등판’까지 감행하며 김광현의 실전 감각 회복을 도왔다. 이날 팀이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김광현은 타선이 폭발해 패전 투수가 되지는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홈런 3방 등 11안타를 몰아쳤고 14-9로 승리했다.

2020년 세인트루이스와 2년 보장 800만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 무대에 오른 김광현은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지난해 김광현은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호투하며 빅리그에 들어섰다.

하지만 2020년 성적이 빅리그 잔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김광현은 “올해가 정말 중요한 시즌이라는 걸 잘 안다. 정규시즌을 시작하면 오늘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라며 의욕을 다졌다. 이어서 그는 “오늘 구속에는 만족하지 않지만 구속에 대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전광판에 나오는 수치가 낮을 뿐 내 몸 상태는 좋다”고 말해 정규시즌 준비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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