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정수기 얼음 무작위 토출 야간 자동음성 문제
렌탈 3개월 교체 3번했어도 문제 해결 안돼 당황
​​​​​​​소비자 “쿠쿠한테 실망. 호갱 취급한 것 아니냐?”

쿠쿠 얼음정수기 인앤아웃 ICE 10’s 정수기(모델명 CP-SS011HW)
쿠쿠 얼음정수기 인앤아웃 ICE 10’s 정수기(모델명 CP-SS011HW)

밥솥 대명사로 불리는 쿠쿠가 얼음정수기 렌탈 서비스에선 기대 이하란 비판이 나왔다.

가정주부 김○○씨는 얼음정수기 때문에 석 달 동안 무려 네 번이나 놀랐다. 얼음정수기가 한 달 만에 고장이 났다. 교체된 정수기도 마찬가지였고 석 달 만에 무려 세 차례나 교체했다. 그런데 불량제품을 하소연하는 과정에서 가지고 있던 얼음정수기가 원래 렌탈했던 모델이 아니라 다른 모델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 과정에서 쿠쿠는 본사와 함께 고객센터와 수리기사까지 3주 가까이 연락하지 않아서 고객은 속앓이할 수밖에 없었다. 

가정주부 김씨는 14일 소비자경제신문에 쿠쿠 얼음정수기 렌탈 서비스와 관련하여 소비자고발했다. 제보자는 소비자가격 250만원인 쿠쿠의 대표적인 얼음정수기 인앤아웃 ICE 10’s 정수기(모델명 CP-SS011HW)를 선택했는데 자꾸 고장이 나서 교체했는데도 또 고장이 났고, 심지어 다른 모델(CP-SS101HW)이었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쿠쿠가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품질이 낮은 모델을 의도적으로 렌탈한 것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제보자 김씨는 지난해 10월 18일 정수기를 교체했다. 3년 약정이 끝날 무렵 코디가 새로운 모델이 나왔다며 교체를 권유했기 때문이다. 추천을 받은 인앤아웃 ICE 10’s 정수기(모델명 CP-SS011HW)는 10주년 에디션 모델로 2019년 6월 출시됐다. 쿠쿠는 해당 모델을 얼음보다 깨끗한 얼음 인앤아웃 아이스 10’s 정수기라고 홍보해왔다. 

새 얼음정수기는 한 달 만에 고장났다. 낮에는 얼음이 문제였고 밤에는 소음이 문제였다. 얼음을 사용하면 10~20초 뒤에 저절로 얼음이 나왔다. 바닥에 떨어진 얼음을 치울 때마다 번거롭고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밤이나 새벽에 정수기를 사용하면 정수기에서 “냉수” “온수”라는 전자음이 들렸다. 인앤아웃 ICE 10’s 정수기(모델명 CP-SS011HW)는 야간 소음을 고려하여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음성기능이 작동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인앤아웃 ICE 10’s 정수기(모델명 CP-SS011HW)
인앤아웃 ICE 10’s 정수기(모델명 CP-SS011HW)

참다못한 고객은 고객센터에 고장을 신고했다. 쿠쿠 수리기사는 지난해 12월 10일 문제를 확인한 뒤 제품을 바꿔주었다. 그러나 교체된 새 제품도 마찬가지였다. 사흘 뒤 방문한 수리기사는 원인을 모르겠다며 갸웃거렸다. 고객이 “모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어떻게 교체된 제품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냐”고 따졌다. 결국 쿠쿠는 얼음정수기를 다시 교체해 주었다. 세 번째 얼음정수기도 엉망진창이었다. 고객은 답답한 나머지 작동하지 않아도 떨어지는 얼음과 야간 소음을 동영상에 담아서 고객센터에 보냈다. 

“이 제품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비정상제품이니 본사에 확인해보고 제품 전체에 대해 검수를 해야 한다. 렌탈비는 꼬박꼬박 내는데 그동안 겪은 불편함은 어떻게 보상해 줄 것이냐? 빨리 해결해달라.”

이번에는 대답조차 없었다. 쿠쿠 본사는 물론이고 고객센터와 수리기사조차 3주 가까이 대답하지 않았다. 소비자가 소비자경제신문에 소비자고발하고 한국소비자원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또 놀랄 일이 생겼다. 문제의 얼음정수기가 추천을 받았던 모델(CP-SS011HW)이 아니라 다른 모델(CP-SS101HW)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 코디가 보낸 모델과 다른 모델이었다.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기능이 한 단계 낮은 제품인 것 같다. 소비자에게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이렇게 하자가 있는 제품을 보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어쩌면 나를 호갱 취급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제보자 제공
사진=제보자 제공

소비자경제신문이 취재한 결과 김씨의 제보 내용은 사실이었다. 쿠쿠 마케팅 관계자는 “사실을 확인한 결과 김씨가 사용하는 모델은 CP-SS101HW이다. 이 모델은 CP-SS011HW에 있던 시간기능이 빠지면서 음성이 송출되는 제품이다. 코디와 수리기사, 소비자 모두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시흥서비스센터와 이 부분에 대해 협의 중이며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제품을 CP-SS011HW로 교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쿠쿠 서비스센터 제보자에게 추천을 받았던 모델로 바꾸면 렌탈요금이 높아진다며 교체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제보자는  “가격은 상관없으니 어서 교체나 해달라”고 대답했다. 낮에는 얼음을 토해내고 밤에는 시끄러운 얼음정수기를 바꾼다는 사실은 기뻤지만 대꾸조차 없다가 언론에 제보하고 한국소비자원에 신고한 뒤에야 응답을 받았다는 사실은 짜증날 만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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