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얼마 전 아버지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세상으로 보내드려야 했다.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42일 남짓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아버지의 건강상태를 볼 때 어느 날 갑자기 폐암이 찾아온 것은 아니라 이미 이전부터 흡연과 면역력 약화로 질병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렇다 할만한 증상이 없어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왔던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숨이 차서 신체에 이상이 느껴질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건강을 과신해서는 안된다. 건강하다고 해도 병원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모든 질병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우리가 산업현장에서는 안전사고와 관련하여 하인리히의 법칙을 종종 언급하곤 한다. 1931년 보험회사에 근무를 하고 있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수많은 사건 사고통계를 접하면서 산업재해 사례 분석을 통해 일정한 패턴, 즉 1:29:300의 통계적 법칙을 발견하였다. 산업재해가 발생하였을 때 중상자 1명이 나오면 이전에 같은 사고 원인으로 경상자가 29명,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형사고는 어느날 갑자기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결국에는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대형사고는 이러한 경미한 사고들을 소홀히 하고 방치했을 때 발생한다.

음식점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3%라고 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폐업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장사도 이제는 디지털 기술과 융합한 판매방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배달과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방식이다. 환경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시스템의 근간이 흔들리고 결국은 폐업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비대면 소비환경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비대면 판매방식이다. 배달은 코로나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배달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었고 코로나 확산이 배달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다. 코로나는 비대면 소비를 빠르게 앞당겼지만 배달시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성장해왔다.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의 여파가 가장 크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가게들의 특징을 본다면 환경변화에 대한 발빠른 대응과 마케팅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그러나 비대면의 배달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배달시장은 이미 치열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레드오션이다. 배달을 시작할 때는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는 배달이 아닌 메뉴와 배달의 용이성, 배달앱 업체별 수수료 등을 면밀히 검토 후 실행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점주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달앱을 통한 배달은 업체의 고객정보 독점으로 고객정보 접근이 불가능하다. 이와 아울러 매장판매와 배달판매의 비율의 최적화를 통해 판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쇼핑몰에 상품을 주문하면 어떤 기분일까? 마치 본인이 돈을 내고도 선물을 받는 설레임으로 택배를 손꼽아 기다린다. 택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설레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음식점 창업은 한번쯤은 고려해봐야 한다.

음식점도 이제는 기분좋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비대면 소비환경에서 손가락 터치 몇 번이면 집 문앞에 상품이 배송되는 상황에서 누가 밥한끼를 먹자고 차를 타고 이동할까?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소비자는 이제 돈을 더 지불해서라도 편리성과 시간을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다. 가정간편식과 배달이 급증하는 이유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하인리히 법칙의 경고는 이미 시작되었다.

장사가 잘된다고 과신해서는 안된다. 장사가 잘될 때일수록 고객이 느낄 작은 불편함도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 보다 건강한 가게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장사 초기부터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하여 이를 수시로 개선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주요 약력]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소비자경제신문 칼럼리스트
서울신용보증재단 자영업자 교육(마케팅) 전문강사
자영업성공학교 마케팅담당 선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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