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가전제품 효율등급 따른 에너지사용량 조사
에어컨, 최고등급으로 교체 시 전력소비량 가장 많이 줄어
“2000만 가구 1등급 높이면 연간 에너지 8320GWh 절감”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을 1등급만 높여도 가구당 연간 15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가정 내 주요 가전제품 11종(에너지 소비효율등급 대상)에 대해 효율등급에 따른 에너지사용량을 조사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냉장고, 김치냉장고, 일반세탁기, 에어컨, 제습기, 정수기, 공기청정기, 전기밥솥, 진공청소기, TV, 의류건조기 등 11종이다.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제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수립·운영하는 의무적 신고 제도로 제조업체에게 생산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절약형 제품을 생산 및 판매 하도록 해 제조사의 기술개발 초점을 고효율화로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에너지 라벨에는 에너지 사용량뿐 아니라 CO2 배출량, 에너지비용, 품목에 따른 제품 성능 및 사양 등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해 소비자에게 에너지절약형 제품의 선택을 촉진토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
조사 결과 에어컨, 의류건조기, 냉장고 등이 등급별로 전력소모량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구가 에너지 소비효율등급대상 가전제품 11종을 차상위등급 제품에서 최고등급으로 한 등급 높은 제품으로 교체하면 약 21%의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 300~400kWh를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연간 약 14만 9000원 절약이 가능하다. 월 500kWh를 사용하는 가구는 연간 22만 2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또 가구당 연간 약 700kWh, 월간 평균 58kWh를 절감할 수 있고, CO2 배출량도 연간 약 298kg를 감축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전제품 품목별로 효율등급에 따른 에너지 절감 효과에도 차이가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에너지 소비효율 최고등급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연간 소비전력량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제품은 에어컨(227kWh)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의류건조기(108.9kWh), 제습기(44.8kWh), 냉장고(43.8kWh) 순으로 소비전력량 차이가 컸다.
정수기(냉온수기)의 경우 연간소비전력량 차이가 163.7 kWh로, 순간식 제품(1등급)이 저장식 제품(2등급 이상)보다 전력소모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간식 정수기는 저수조 없이 순간적으로 냉각 혹은 가열을 통해 냉·온수를 출수하는 방식이고, 저장식 정수기는 냉각기나 전열기가 설치된 저수조가 있어 미리 냉·온수를 저장해놓는 방식으로 전력소모량이 다르게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우리나라 전체 2000만 가구가 가전제품 11종을 한 등급 높은 제품으로 교체한다면 연간 에너지 절감 규모는 8320GWh에 달한다”며 “이는 197만 가구가 1년간 사용 가능한 전력량으로, 화력발전소 2~3기의 1년간 발전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