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마이트’ 후보 지명…한국 대중음악·아시아권가수 최초
미국 3대 음악시상식 모두 후보…수상 시 ‘그랜드슬램’ 달성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한국의 보이그룹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발표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5일(한국시각) 방탄소년단(BTS)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로 발표했다.

국내 클래식이나 국악 관계자가 그래미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한 적은 있지만 한국 대중음악의 후보 지명은 사상 처음이다. 미국 최고 권위 음악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로서 최초로 미국 3대 음악시상식에서 모두 후보에 오른 기록을 갖게 됐으며 K팝 역사에 또다시 한 획을 긋게 되었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에 앞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s)에서는 이미 각각 3년과 4년 연속 수상한 바 있어 그래미에서도 상을 받으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 저스틴 비버와 퀘이보의 ‘인텐션스’ ▲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과 함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트로피를 놓고 겨루게 된다.

그래미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 중 하나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2012년 시상식부터 신설되어 듀오 또는 그룹,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뮤지션에게 수여한다.

그동안 래퍼 릴 나스 엑스와 빌리 레이 사이러스의 ‘올드 타운 로드 리믹스’(2020년),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의 ‘셸로’(2019년), 미국 록밴드 ‘포르투갈. 더 맨’의 ‘필 잇 스틸’(2018년), 미국 듀오 트웬티 원 파일럿츠의 ‘스트레스드 아웃’(2017년) 등이 상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이 후보로 지명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4대 본상(제너럴 필드)이 아니라 장르부문에 해당하지만 그래미의 중요한 부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부문에서 아시아권 가수가 후보에 오른 전례는 없어 그 의미가 더 크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를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잡지 에스콰이어는 겨울호 표지 모델 인터뷰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정복했다며 “방탄소년단은 이미 승자”라고 평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를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잡지 에스콰이어는 겨울호 표지 모델 인터뷰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정복했다며 “방탄소년단은 이미 승자”라고 평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난 8월 21일 발매한 싱글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는 디스코 팝 장르의 곡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상 처음으로 미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 이후 ‘핫 100’에서 통산 3주간 1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발매 12주를 넘긴 최근까지도 차트 최상위권을 지키며 미국에서 대중적으로도 흥행했다. 이 곡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모든 가사를 영어로 소화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팝적인 사운드에 어울리는 매끄러운 보컬을 선보였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발표된 작품이 심사대상이다. 8월 말까지 후보를 제출받은 뒤 후보 선정을 위해 9월 30일부터 10월 12일까지 투표권이 있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1차 투표를 했다. 이후 수상자를 가리기 위해 12월 7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최종 투표가 이뤄진다. 미 현지시간으로 내년 1월 31일 개최되는 63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수상자가 발표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시상자로 나섰고 올해 62회 시상식에서는 릴 나스 엑스와 합동무대를 펼치는 등 이미 두 차례 그래미 무대를 밟은 바 있다. 음악적 성취를 중요시하는 그래미에 음악 부문 후보로 입성하는 것은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을 디자인한 회사가 61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내년 1월 시상식에서 그래미 정식 후보로 오른 방탄소년단의 단독 무대가 펼쳐질 것인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내년 1월 시상식에서 그래미 정식 후보로 오른 방탄소년단의 단독 무대가 펼쳐질 것인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동안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후보 입성 및 수상이 목표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23일 공개된 미국 잡지 에스콰이어와 인터뷰에서 리더 RM은 “우리는 그래미 후보에 올라 가능하면 상을 받고 싶다”면서 “미국 팝 무대 진출 여정의 마지막은 그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정식 후보로 오르면서 내년 1월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의 단독 무대가 펼쳐질 것인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는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임시 회장의 인사로 시작해 세계 각지의 뮤지션들이 화상으로 후보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쉽게도 신인상 후보 지명 가능성이 제기됐던 걸그룹 블랙핑크는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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